울산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관광자원으로서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주로 태화강 둔치와 주변의 볼거리·즐길거리 확대가 초점이다.

남구는 태화강에서 장생포까지 운항하는 수소유람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고래특구인 장생포와 고래그림이 새겨져 있는 선사유적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를 연결하는 태화강에 유람선을 띄우겠다는 것이다. 태화강 유람선은 그동안 수차례 검토됐으나 하상이 낮은데다 일부 구간의 하상이 암반으로 돼 있어 준설도 어려워 규모가 있는 유람선을 운항할 수 없다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중단됐다. 이번에 남구가 구상하는 수소유람선은 스크류(프로펠러)가 아닌 워터제트방식(물을 흡입해 분사하는 방식)으로 수심이 1m만 되면 운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현대자동차에 제안을 해보겠다고 한다.

도심 속 강의 유람선이 관광산업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여가활동에 활용되는 사례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수없이 접할 수 있다. 파리 세느강, 런던 템즈강, 시카고강 등 유럽·미국 등지의 유람선에서는 주로 강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중·근세시대 성당이나 궁전, 현대 유명 건축가의 고층 건축물 등이 볼거리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도심 강에서는 뱃사공이 노를 저어 주며 유람을 즐기게 하는 관광상품을 만나게 된다. 강 주변 전통 건축물이 이채롭기도 하지만 특별히 자랑할만한 빼어난 건축물이 없는 평범한 강을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태화강 주변은 볼거리가 거의 없다. 이동을 목적으로 한다면 모를까, 볼거리가 관건인 관광유람선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큰 규모의 유람선 보다는 크고 작은 섬·소(沼)·호(湖)·여울이 어우러져 있는 삼호교에서 선바위 사이의 강의 정경을 즐길 수 있는 거룻배가 훨씬 더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말이다. 어떤 배이냐가 문제일 뿐 태화강에 배를 띄우는 등 액티비티의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373㏊ 규모의 독일 뮌헨의 영국정원(잉글리시 가든)에서 젊은층들에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아이스바흐라는 서핑포인트다. 지하수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물이 바닥에 부딪히며 파도가 생겨난 이 곳에는 보드를 든 청년들이 양편에 늘어서 차례로 서핑을 즐긴다. 액티브한 이 모습은 관광객들에게도 인상 깊은 볼거리가 된다. 영국정원에 여름철마다 마련되는 맥주를 파는 비어가든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다. 국가정원인 태화강도 나무와 꽃으로 단장된 수동적 공원이 아니라 액티비티가 있는 즐거운 정원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남구의 유람선 운영 계획이 다양하고 활발한 논의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거두어 새로운 태화강을 만드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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