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하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사는 보통의 사람들은 반복적인 루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 취미, 운동, 가족, 독서, 봉사 등 일상적인 생활에서 일정한 패턴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일상의 흐름을 깨지 않으려 자기를 절제하고 다스리는 반복이 지루할 때도 있지만 삶은 일정한 루틴 속에 계속되는 것이 골프와 인생이 비슷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심리학적으로 루틴(Routine)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한 시간과 순서에 따른 일상적인 반복을 의미한다는 의미도 있다. 스포츠에서 루틴이란 선수들이 최상의 운동 수행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이상적인 상태를 갖추기 위해 자신만의 고유한 동작이나 절차를 말한다. 골프에서 ‘프리샷 루틴’은 ‘습관화된 동작’이다. 많은 반복적인 동작을 통해 신경의 전용통로가 형성됐다고 보면 된다. 루틴대로 하면 마음속이 차분하고 동작을 서두르지 않게 되고 정해진 순서대로 샷을 할 수 있다. 이런 샷을 하기 전의 일관된 행동을 ‘프리샷 루틴’이라 한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루틴을 가르친다고 매번 그립을 새로 잡으라고 권유하지만 초보라는 딱지를 떼기 전까지 그립을 잡은 손을 풀기가 아까운지, 꽉 쥔 두 손으로 볼을 티 위에서 바닥으로 내리고 샷을 하기를 반복한다. 특히 여성 골퍼들이 더 그렇다. 왜 그러게 하느냐고 물어보면 “매번 그립을 잡기가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들고, 하나라도 더 많이 치기 위해”라고 한다. 이렇게 하면 손가락과 손목 팔뚝에 힘이 들어가서 골프가 노동이 돼버린다고 조언해도 수개월 그렇게 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루틴은 전혀 자신의 더 나은 스윙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스포츠 및 골프 전문가들은 우수한 선수들일수록 루틴이 일정하며, 루틴의 비밀은 일관성(consistency)을 높인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미 수많은 톱 프로들 세계에서 일관성은 경기 성적, 즉 자신의 수입과 관계되기에 수십년 전부터 프리샷 루틴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습관을 만들려 노력했다.

예를 들어 전성기 시절 타이거 우즈의 퍼팅을 하기 전 프리샷 루틴은 지금과도 똑같다. 연습 스트로크를 두세 번 하고 그다음 타깃을 본 후 볼을 본다. 그리고 타깃을 한 번 더 보고 볼을 본다. 그다음 임팩트를 한다. 이런 습관화된 루틴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골프선수가 된 한 부분이었다. 어떤 샷을 하기 전의 모든 행동 역시 같다고 보면 된다. 이렇듯 루틴은 긍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수행을 만들어 준다.

가장 중요한 우승을 다투는 순간에 루틴이 무너져(평소보다 시간이 길어짐) 미스 샷으로 이어져 우승을 놓친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다. 이는 심리적 요인과 육체적 요인의 연결 상태가 순서와 시간이 평소와 다를 경우 중요한 순간에 일관성이 무너진다는 말이 된다. 프리샷 루틴 연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연습장에서도 매번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실전과 같은 마음의 자세로 그립을 잡고 타깃을 보고 에이밍(aiming)을 한 후 팔다리를 계속 움직이며 왜글(waggle)을 한다든지, 스윙 트리거(swing trigger·인체의 일부를 미리 움직여 주는 동작)를 하며 일정한 시간 내 샷을 하는 일관된 ‘프리샷 루틴’을 연습장에서 꾸준하게 반복하면 실전에서도 같은 루틴으로 근육이 경직되지 않고 좋은 샷으로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골프의 루틴과 인생의 루틴은 그래서 비슷하다. 파크애비뉴(선암동) 책임지도프로

김영하 PGA CLASS A·USGTF 마스터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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