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선 1.53~3.40㎞ 선형 개량

분리대 여유공간·갓길 사라져

대형차량과 주행땐 위협 느껴

가드레일 높이도 1.5m에 달해

사고땐 조수석 탈출도 불가능

화재 등 사고땐 대형참사 우려

▲ 도로선형 개량공사가 진행중인 울산~언양간 고속도로 공사구간이 갓길이 확보되지 않아 통행차량들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고속도로 선형개량 공사로 도로 폭이 크게 좁아져 사고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갓길이 사라진 구간의 경우 높은 가드레일 때문에 사고 시 대피가 어려워 지난 2016년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찾은 KTX 울산역 인근 울산고속도로 갓길에는 공사로 인한 도로 축소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안내판을 지나친 이후 갓길은 급속히 줄어들어 흰색 실선과 가드레일이 거의 맞닿아 있었다.

이곳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017년 말 착공한 ‘울산선 1.53~3.40㎞ 선형 개량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 지점은 언양 기점 1.4~3.4㎞ 구간으로 양방향에서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준공은 올 연말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는 굴곡이 심해 사고 위험이 높은 해당 구간의 선형을 바로잡기 위해 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공사 과정에서 중앙분리대와 1차선 사이의 여유 공간은 물론 도로 갓길이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다.

갓길 흰색 실선 옆으로는 10㎝ 정도 밖에 여유 공간이 없고 중앙선은 그나마도 없는 곳이 많아 주행 차량은 중앙분리대나 갓길 가드레일을 스치듯 지나가고 있다. 굴곡이 심한 언양 기점 2㎞ 구간에서는 운전자들이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심지어 일부 구간에선 갓길이 조금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는 식으로 혼란을 더하고 있다. 또 2차선의 바닥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혼재돼 착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구간은 갓길 옆 가드레일의 높이가 거의 1.5m에 달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조수석으로 탈출이 불가능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운전석 쪽으로 나가려 해도 1차로를 주행 중인 차량 때문에 사고 차량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지난 2016년 10월 발생한 경부고속도로 관광버스 화재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평상시 적용되는 중앙분리대 및 갓길 여유 공간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공사 시 적용되는 규정은 없어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러나 공사 기간 중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선 최소한의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석호 한국교통안전공단 울산본부 교수는 “공사 기간 중 갓길을 확보하는 기준이 생기면 좋겠지만 토목공사의 특성상 어려운 경우가 많아 다른 방향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운전자의 노폭 감소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전방 표지판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인력을 집중 투입해 공사 기간을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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