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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관점을 경쾌하게 이동시키는 지혜日 경제보복에 감정적 대응 자제
디자인 교육과 인식 전환을 통해
기술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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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20  20: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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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연순 춘해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날씨가 너무 덥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여기저기 짜증내는 사람도 많고 짜증나게 하는 일도 많다. 근래에 지인이 택시를 탔다. 나이 지긋하게 드신 기사분이 짜증이 잔뜩 섞인 목소리로 한마디 툭 던지셨단다. “날씨가 왜케 더운지….” 지인은 “저는 잘 모릅니다”라고 답했더니 놀란 표정으로 힐끔 돌아보셨단다. “날도 더운데 고생이 많으십니다”라는 모범생 답변을 해야 하는데 날씨가 더우니 사실을 사실대로 말해도 안 되는 때가 있다고 지인은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관점을 경쾌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가진 일본이 우리나라에 가하는 경제보복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난다. 짜증의 ‘짜’자는 중국어 어원에서 뚜껑이 열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뚜껑이 저절로 열릴 정도로 우리 국민들의 화를 더위와 함께 돋우고 있다. 이런 위협 상황에서 우리는 관점을 경쾌하게 이동시킬 지혜를 모아보자.

일제 강점기때 중국 만주지역 소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보면 나라별 국민의 특성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싸울 때 기세가 불리하다 싶으면 중국 아이는 일단 후퇴를 하고 도망가듯이 사라졌다가 한참 후 동네 사람, 친척, 가족들과 함께 올 수 있는 사람들 모두 데리고 무기가 될 수 있는 농기구들을 들고 다시 나타나 상대를 꼼짝 못하게 제압해 버렸다고 한다. 일본 아이는 일단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며 사과를 했단다. 조선 아이는 세(勢)가 본인에게 매우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버티며 육체의 상처도 피해가지 않고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과연 참다운 지혜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상황에 맞는 응대를 지혜롭게 해야 한다. 문제의 본질과 상황에 따라 필요한 방식으로 적용해서 대응하고 문제 해결을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들이 각종 구호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필자는 이 와중에 우리는 조용히 유유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꼭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 강국으로 가기 위한 치밀한 디자인 교육과 의식 전환이다. 일본 사람들이 우리를 얕잡아 보며 하는 말이 있다. 조선사람 집짓듯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뭘 하든지 대충, 빨리 하려 한다. 예를 들어 신도시에 학교를 개교하려 한다. 이미 주거지역은 형성되어 학생들은 이웃 학교에 더부살이를 하며 불편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9월이면 개학을 해서 새 학교에 가야 하는데 학교 공사는 여전히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언론보도는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서 불편함만을 강조하는데서 그친다. 개학 날짜에 맞춰 빨리 공사해라는 암묵적 메시지만 담는다. 부실공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한 학생들의 안전문제, 건강권 보호 문제들이 심각하게 침해를 입을 수 있는데도 전혀 다루어지지 않는다. 공사 지연의 문제가 왜 일어났는지 장기적 관점에서 안심할 수 있는 학교환경 구축에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도록 보도를 해야 한다. 이런 우리의 사고를 잘 아는 일본사람들은 그 점을 비웃는 것이다.

일본의 거리를 한번 보자. 도심이든 시골이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다. 길거리에 휴지, 담배꽁초 하나 쉽게 볼 수 없다. 그 만큼 그들은 치밀하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그들의 치밀함으로 인해 겪은 수모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쑤시게 하나에도 장식과 그 쓸모의 효용을 높이고자 하는 치밀한 일본이다. 이제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좀 더 치밀해지자. 더 이상 그 옛날의 조선이 아니고 그 옛날의 대한민국이 아님을 보여주자. 우리 민족의 특기인 은근과 끈기를 제대로 발휘해보자.

오늘날 세계 최고의 기술 강국인 독일을 보자. 20세기 초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 교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디자인 학교 바우하우스의 정신은 아름다움과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었다. 이 정신이 오늘의 기술 강국 독일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나사 못 하나를 만들어도 쓸모와 디자인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이 점을 배우고 치밀하게 계획도 세우고 만들어 보자. 이것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교 안팎의 모든 교육에서 의식적으로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오랜 시간이 걸려야 그 결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아무리 불리해도 굴하지 않고 저항하던 민족의 정서를 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에 발전적으로 적용시켜 보자! 우리는 할 수 있다!

황연순 춘해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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