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울산영상위원회와 지역영상산업

로케이션 관련 직·간접 지원금

지역 생산·홍보 등에 긍정적 효과

체계적인 로케이션 지원 위해선

기획 등 역할 지역별 영진위 필수

▲ 이민정 영화인 대경대 공연예술학부 겸임교수
최근 영화계에서 ‘울산’이 키워드 대열에 진입했다. 울산국제영화제 개최에 대한 관심과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안착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영화제로 촉발된 영상문화도시 울산의 미래를 위해서는 영상위원회 설립이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기기·통신의 발달로 다방면의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고, 문화 예술 교육 홍보 마케팅을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영상을 적극 활용함에 따라 영상산업은 국내외 주요산업분야로 대두되었다.

영상산업은 정책, 제작, 인프라로 구분한다. 정책으로써 영상문화산업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제작을 통해 콘텐츠를 생산·확보·배급하며, 인프라를 기반으로 영상·리터러시 교육과 산업 활성화를 꾀한다. 영화제는 영상산업 인프라에 속한다.

한국의 영상정책은 영화진흥위원회 등에서, 영상제작은 투자·기획·제작·홍보사 등에서, 영상산업 인프라는 각 지역의 영상위원회 등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영진위는 국가기관, 영상위는 지방정부기관, 영상제작 관련업은 민간기업으로, 정책과 인프라는 세금으로 운영되고, 제작은 민간투자에 의한다.

2018년 10월 기준, 국내 지역영상위는 총 16개이고, 대구영상위가 추진되고 있다. 영상위의 주 역할은 로케이션, 영상물 기획·개발·제작, 전문인력 양성, 영상교육, 영상문화 활성화 등의 지원이다. 지역으로 영화인들을 유인하여 영화를 찍게 하고, 지역 영상전문인력 양성과 시민의 영상교육을 통해 영상문화산업을 활성화한다. 이 중 영상위의 근본적인 필요성과 정체성은 로케이션 촬영 지원이다.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 지역 홍보효과, 고용 창출, 관광서비스업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발표되었다.

통상 극장개봉 상업영화는 평균 40회차 내외로 촬영되고, 기간은 2개월 이상 소요된다. 영진위 자료(2011)에 따르면 영상위를 통한 지역 로케이션의 경우 최소 3.50회차(청풍)에서 최대 22.69회차(부산)로, 이는 최소 1주에서 1개월 이상을 로케이션 지역에 머무르는 것을 의미한다. 로케이션 촬영은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다큐멘터리, CF, 뮤직비디오, 기타 방송물까지 해당된다.

청풍영상위 지원을 받은 영화 한 편의 회차당 평균지출금액은 약 700만원으로, 3.50회차에 지출한 비용은 약 2500만원이다. 전주는 회차당 약 1400만원으로, 22.59회차에 약 3억2400만원을 지출했고, 부산은 회차당 약 900만원으로, 22.69회차의 직접지출비용은 약 2억원이다.

영상위의 제작지원 방식은 간접·직접지원으로 나뉘는데, 영화와 지원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직접지원의 경우 대개 지원금은 5000만원 내외이고, 지역 내 사용 규정으로 볼 때 지원된 세금은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지역에 100% 환원되며 그 이상의 직접지출을 발생시킨다. 지원금 대비 직접지출액은 인천이 1.72배로 가장 낮고, 경기가 32.3배로 가장 높은데, 현재까지 지원금이 적자를 본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생산·취업·부가가치 유발, 지역홍보·광고매체대체에도 유의미하게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지원에는 현물지원도 포함되고, 대표적인 간접지원은 세제혜택이다.

울산에도 몇 번의 로케이션 촬영이 있었지만 영화계와 지방정부를 중개할 수 있는 영상위의 부재로 득보다 실이 컸다. 울산은 과거와 현재,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산업이 공존하는 장점이 있으나 이러한 촬영지는 울산 외에도 많다. 울산이 매력적인 촬영지로서 기능하고 로케이션 촬영을 유도하기 위해 영상위가 필요하다.

한국의 영상산업 발전, 영상문화수준 향상 속도에 비해 울산은 관람 형태에만 정체되어 있다. 울산이 영상산업·영상문화도시를 추구한다면 제작과 인프라 구축을 고려해야 하고, 이를 위해 영상위원회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민정 영화인 대경대 공연예술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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