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근 감독 다큐영화 ‘군대’

군생활 부적응에 괴로워하는

20대 의장대 청년 이야기 담아

▲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2019)에서 상영되는 박경근 감독의 ‘군대’의 한 장면.
“6살 때부터 외국에서 살다가 입대 때문에 29세에 귀국했죠. 군대는 제게 문화적인 충격이었어요. 군대에서 느낀 감정과 기억을 돌아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올해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2019)에서 상영되는 박경근 감독의 ‘군대’는 육군 의장대에서 현역으로 복무하는 20대 청년 이야기다. 우철이라는 이름의 그는 군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에 걸리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점점 개방되는 추세라곤 하지만 아직 군대는 영상으로 담기엔 까다로운 ‘금단의 구역’이다. ‘군대’ 또한 까다로운 국방부 허가를 거쳐 실제 군대 안에서 생활하는 현역 의장대원들 모습을 담아냈다.

“설득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죠. 국회 국방위 관계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하는데, 육군이나 국방부에서 만드는 군 홍보 영상은 항상 좋은 면만 보여주려고 하니까 인위적이고 감동이 없다고 했어요. 동의하더라고요. 사실적으로 음과 양을 다 보여주는 식으로 촬영하겠다고 말하니 ‘오케이’가 떨어졌어요.”

영화는 칼처럼 딱딱 떨어지는 의장대의 일사불란함 속에서 개인에게 집중한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건 의장대의 군무가 아니라 그 동작을 수행하는 한 병사의 표정이다.

박 감독은 늦게 들어간 군대에서 한국 사회를 압축해 경험할 수 있다고 돌아봤다. “군 생활을 ‘좋다’ ‘나쁘다’ 하나로 단순하게 정리할 순 없다”며 “보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가져올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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