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에 따른 사회 가치관 변화와
정부 정책에 대한 찬반갈등으로 혼란
국가는 헌법에 명시된 가치 지켜가야

▲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입추도 지났고 말복도 지났다는 사실이 감성적으로 느낌에 와 닿지 않는 것은 필자가 사계절이 없는 열대지방에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기후를 말하자면 여기는 늘 한국의 중복 정도 되는 날씨라고 말해야 될까. 지인들에게 “만약 이곳에도 입추가 오고 말복이 온다면 세상 말세가 온 것 일거야”라는 말을 하면서 웃었다. 불가능한 가정을 해 본 것이니까.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환경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다. 그러기에 기후를 평가하는 가치도 다른 것이다. 학문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모두 가치라고 한다. 무엇보다 가치란 인간을 떠나 실재하는 것이 아니고 가치를 감득하는 인간의 존재가 있어야 비로소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의 삶에서 추구하는 논리적 가치와 도덕적 가치, 미적가치, 종교적 가치가 때로는 주관적이고 또 때로는 객관적인 판단으로 이야기되지만, 보편타당성을 가진 가치의 객관성을 우리는 대체로 중시하여 가늠대로 삼고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는 이익이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절대적인 가치인 것이다. 어떤 기업이 이익을 많이 창출하면 기업의 가치가 올라 주가가 상승하고, 그 이익을 바탕으로 더욱더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앞서려고 노력한다. 반면 이익이라는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경쟁우위의 기업에 의해 잠식된다. 너무나 명확한 것이다. 제조업은 사람, 기계, 재료, 기술 그리고 돈으로 구성되고 운영된다.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절대적인 구성요소인 사람에게 바로 영향을 주니 그 가치 달성의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때의 ‘가치=아웃풋(Output)/인풋(Input)’이다.

그러나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는 다양하다. 우선적으로 인간의 본능인 좋은 의식주를 갖는 것이 중요한 가치일 것이고 경제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이다. 그 외에 건강을 추구하는 가치, 지적, 감정적, 종교적 욕구를 만족하려는 가치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편타당하게 추구하는 바는 대동소이하다.

도덕과 예의범절은 우리가 사회생활에서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이다. 사람은 각자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추구하는 가치가 다를 수 있다. 젊은 시절에 자신의 꿈과 가치를 설정하는 것은 인생의 여정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가능한 빨리 가치관을 확립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면 국가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것은 헌법에 명시된 가치를 말한다. 통치자가 바뀌고 정당이 바뀌어도 대통령 취임 시 선서하는 ‘헌법을 준수 한다’는 것은 거기에 명시된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이 보수적인 정당과 진보적인 정당이 다르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은 날로 향상되어가고 정보통신 산업의 발달로 세계가 모두 개방되어 있으므로 전 세계의 뉴스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대이다. 많은 평론가들이 이슈에 대해 평론하므로, 이러한 것도 참조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의 것을 나름 정립하여 판단한다. 그러므로 의견이 다른 사람과 편이 더욱 쉽게 갈린다.

보수정권하에 오랫동안 생활했던 우리가 현 진보정권이 추구하는 방향과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치관에 많은 국민들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정책에 대해서도 찬반양론이 심하게 대립하고 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 지지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가치의 변화 때문에 생기는 혼란이다. 대일관계도 그렇다. 지난 정부들에서 일본과의 과거사를 청산하려고 노력한 것을 다른 각도에서 보고 다시 정리하려한다. 이런 일도 혼란이다.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다’라는 처칠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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