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우리말 가운데 발음이 어려운 단어들이 있다. 겹받침의 발음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면 ‘늙다’라는 단어의 겹받침 ‘ㄺ’이 모음이나 자음을 만났을 때 그 발음 현상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모음을 만날 경우에는 두 받침이 모두 발음된다. 늙은[늘근], 늙으면[늘그면] 처럼 연음이 되어 받침이 모두 표현된다. 그리고 자음을 만나면, 늙소[늑쏘], 늙더니[늑떠니]로 발음된다. 다만, 자음 중에 ‘ㄱ’을 만나면 늙고[늘꼬], 늙거나[늘꺼나], 늙게[늘께]로 발음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겹받침의 소릿값이다.

겹받침의 정확한 발음을 위해서는 <표준어 규정>을 찾아보아야 한다. 이 <표준어 규정>은 <한글 맞춤법> 제정에 맞추어 문교부가 1970년 2월에 국어심의회의 건의에 따라 개정에 착수해, 절차에 따라 1989년 3월1일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표준어 규정> 2부 표준발음법 제4장 겹받침 발음 분야 중 제10항, 11항, 14항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제10항, 겹받침 ‘ㄳ, ㄵ, ㄼ, ㄽ, ㄾ, ㅄ’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ㄱ, ㄴ, ㄹ, ㅂ]으로 발음한다. 겹받침에서 둘째 받침이 탈락하는 경우다. 넋[넉], 앉다[안따], 여덟[여덜], 핥다[할따], 값[갑] 등이다. 다만, ‘밟-’은 자음 앞에서 [밥]으로 발음하고, ‘넓-’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넙]으로 발음한다. 밟다[밥따], 넓죽하다[넙쭈카다]를 사례로 예시한다.

제11항, 겹받침 ‘ㄺ, ㄻ, ㄿ’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ㅁ,ㅂ]으로 발음한다. 닭[닥], 흙과[흑꽈], 삶[삼], 읊다[읍따] 등이다. 다만, 용언의 어간 말음 ‘ㄺ’은 뒤에 오는 자음의 종류에 따라 두 가지 발음된다. ‘ㄱ’앞에서는 [ㄹ]로 발음한다. 맑게[말께], 맑고[말꼬] 등이다. 그런데 [ㄷ,ㅈ,ㅅ] 앞에서는 [ㄱ]으로 발음한다. 맑다[막따], 맑지[막찌]로 발음된다.

제14항, 겹받침이 모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 접미사와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엣것만을 뒤 음절 첫소리로 옮겨 발음한다(이 경우 ‘ㅅ’은 된소리로 발음함). 넋이[넉씨], 앉아[안자], 닭은[달글], 값을[갑쓸], 없어[업써] 등이다.

이외에도 겹받침에 따라 위의 규정에 적용하기가 모호한 경우도 있다고 본다. 모두 살펴보지 못해 안타깝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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