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춘 울산바둑협회 고문 유석회 회장

요순시대 어리석은 왕자를 깨우치기 위해 만들어진 바둑은 이제 21세기에 들어와 인공지능 AI의 날개를 달고 비상을 시작했다. 옛 선비의 선선놀음타령으로만 부를 수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바둑도 함께 편승하였으니 실로 그 감회는 새롭다. 그 깨달을 수 없는 심오한 이치와 무궁한 변화를 곧 유현(幽玄)이라 하여 바둑의 그윽함이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고있으니 우리는 바둑의 진정한 의미를 음미하며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공존하게 된 현재, 우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에 열광하지 않았는가. 바둑에서 신의 한수는 과연 존재하는가, 이 의문은 앞으로도 영원히 풀리지않는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다. 당대의 프로고수들이 인공지능에 연전연패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제 AI 바둑은 인간을 압도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결국 바둑판을 바꾸어 놓은 셈이 되었다. 커제는 중국의 일인자지만 석점을 접히고도 장담못하는 바둑세상으로 돌변하였다.

알파고는 2016년 이래 자태를 드러낸지 채 몇년도 안돼 바둑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으니 바둑의 이론적 체계라 할 수 있는 패러다임마저 바뀔 지경이 되었다. 그 덕분에 이제 프로들은 인공지능을 통해 바둑의 진수를 배우게 되었으나 교본처럼 여기며 애지중지 익혔던 과거의 정석체계마저 무너져내리고 있다. AI가 좋아하는 삼삼엔 상대가 무시로 들어오니 필자는 오히려 외면해 버린다.

AI바둑은 종류도 다양해졌다. 한국의 돌바람, 중국의 줴이, 일본의 딥젠고 등 그외에도 심지어 북한의 은별 인공지능 프로그램까지 등장해 바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간이 AI바둑을 완벽히 이해하기란 결코 쉽지않는 노릇이다.

그러나 천변만화하는 한수의 의미를 깨우치기 위한 인간의 무한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져 나갈 것이다.

오는 9월엔 우리고장 울산에서도 큰바둑행사가 열린다, 대한바둑협회가 주관하고있는 내셔날바둑리그의 전국투어 울산편이 기다린다.

내달 7일(토), 강동 정자의 엠버서더호텔에서 개최되며 드림리그에 속한 울산의 금아건설팀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상위진입을 노리는 가운데 울산의 5개 구·군 바둑지부가 편을 나누어 단체로 겨루는 바둑한마당행사도 함께 펼쳐져 많은 울산 바둑동호인들의 참여와 성원을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지난 5월 KTX울산역 남쪽 금아팰리스(삼남면 도호1길 39-11. 202동 3층)에 개소한 울산바둑협회 사무실에선 매달 울산지역 애기가들을 위한 금아 주말리그전을 이달부터 개최 예정이다. 올해 신임 울산바둑협회장으로 취임한 금아건설의 정양관 회장이 울산바둑의 진흥을 위해 마련한 바둑협회 사무실에선 상주직원의 평일 근무로 항상 바둑행사나 대국이 가능하다. 또한 다가오는 시월엔 연중 최대바둑행사인 울산시장배시민바둑축제도 10월 준공 예정인 언양 금아드림팰리스센터에서 개막될 예정으로 있어 기대가 크다.

필자는 노령에도 막무가내로 바둑모임 여러 곳에 참여하고 있다. 매월 삼공일에 열리는 유석회가 제423회 월례회를 엊그제 마쳤으며 삼락기우회와 미즈맨 바둑모임에도 나가 수담을 즐긴다. 새바둑친구도 사귀며 젊은이의 기(氣)를 조금이라도 받아들이고자 내딴에는 애를 많이 쓰고있으나 날로 쇠약해져 가는 기력을 어찌 감당해 내야할지 앞으로 큰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연인처럼 바둑을 사랑한다는 글을 오래전에 바둑지에 기고한 적 있지만 지금도 그 마음하나는 일편단심이다. 바둑을 애호하는 동호인에게 재삼 당부드리는 바, 내고장 바둑 행사와 모임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 참여해 주시길 바라며 가을행사에도 많은 호응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길춘 울산바둑협회 고문 유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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