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서 500m 떨어진 곳에 조성

60억 들이고도 피서객 이용 꺼려

대형차·보트 등 마구잡이 주차

郡 “방치 차량 등 조사후 정리”

▲ 울주군이 6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진하공영주차장은 접근성 문제로 피서객들이 이용을 꺼리는 가운데 사실상 대형 차량 전용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울산 울주군이 진하해수욕장 피서객 주차난 해소를 위해 만든 진하공영주차장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접근성 하락으로 피서객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대형차량 전용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찾은 진하공영주차장에는 승용차 대신 트럭과 버스 등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405면 규모의 주차장에 승용차는 3대뿐이었고, 나머지 공간은 대형 차량이 점령 중이다.

승용차 주차구획에는 25t 이하 자동차만 세로로 주차할 수 있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대형 차량들은 이를 무시하고 주차구역 4~5칸을 점령한 채 가로로 주차했다. 같은 방식으로 주차한 관광버스 기사는 차량 하부 짐칸에 들어가 낮잠을 자기도 했다.

일부 주차구역엔 캠핑용 트레일러와 보트까지 들어서 있었고, 주차장 안쪽엔 건축용 석재 자재를 쌓아놓은 것이 보이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피서객이 한창 방문하던 성수기 당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진하공영주차장이 피서객 이용 기피와 함께 대형 차량 주차장으로 전락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군은 진하해수욕장 방문객의 주차 편의를 위해 지난 2012년 60억원을 투입, 진하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해변까지 도보로 500m가량을 걸어야 하는 열악한 접근성 때문에 방문객들이 이용을 꺼리고 있다.

공영주차장 대신 해변 인근까지 들어온 차량들은 주변 갓길에 불법 주차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제5회 울주군수배 윈드서핑 대회 개막식 당시 인근 주민들이 새 공영주차장 조성을 요구하면서 실력행사를 벌여 개막식이 파행되기도 했다.

주민들은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영주차장 대신 해변 인근에 주차타워를 비롯한 공영주차장을 설치해 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방치 중인 공영주차장만큼은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해변과 가까운 곳에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꼭 필요하면 만들겠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까지 건의가 들어오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진하공영주차장에 대한 정비를 실시해 장기 방치된 차량이나 요트 등은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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