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저녁의 고래’ 펴내
신작 20편과 에세이 등 담아

▲ ‘고래시인’ 정일근 시인이 새 시집 <저녁의 고래>를 펴냈다.

‘고래시인’ 정일근 시인이 새 시집 <저녁의 고래>를 펴냈다. 신작시 20편과 시인노트, 시인의 시세계를 알려주는 에세이, 해설이 함께 실렸다.

정 시인은 1985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해 이번 시집까지 총 13권의 시집을 냈다.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을 만들어 세계 최초로 고래 시집을 펴내기도 한 이력이 알려주듯 정 시인은 ‘생명, 생태, 평화’의 소중함과 가치를 일깨우면서 이들 속에 내장된 ‘선함’에 주목하며 자신의 시세계를 확장해 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의 서정은 대상의 경계를 가리지 않고 ‘우주적 연민’으로 나아간다. 작품 ‘눈의 바다’의 탈북민을 비롯해 ‘병아리 떼 종종종’과 ‘생청 부처’의 동·식물, ‘규모 5.8’에서의 자연현상 등 그가 다루는 소재는 실로 다양하고, 이 소재를 통해 뽑아내는 시적 감흥과 깨달음 또한 다채롭다.

‘내 친구 고래는 알 것이네…/ 사는 일과 살아내야 하는 저녁의 이유를/…‘문득 저녁 바다에 혼자 남은 고래/ 생각했네 내 오랜 바다친구인 고래는/ 이 별에 저녁이 오는 것을 알까’-‘저녁의 고래’ 중에서

무엇보다 이번 책에는 한국어에 이어 영문번역본까지 나란히 실었다. 이는 아시아출판사의 한영대역 시집 시리즈 ‘K-포엣’의 일환이다. ‘K-포엣’은 역사와 문화, 한국인의 삶을 내밀하게 포착하여 각 시대의 언어와 문화를 한눈에 보여주어 세계인들에게 문학한류의 지속적인 힘과 가능성을 입증하는 시리즈로 자리잡고 있다.

정일근 시인은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이 됐다. 현재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그의 시 ‘바다가 보이는 교실’ ‘어머니의 그륵’ 등이 수록돼 있다. 시집으로 <바다가 보이는 교실>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 등을 냈고 소월시문학상, 지훈시문학, 이육사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받았다. 경남대학교 석좌교수로 있다. 이번 책 영문번역은 부부번역가 지영실·다니엘 토드 파커씨가 담당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