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와 고령사회 급속진행 울산
노인복지·사회기반시설 확충과 함께
해외이주자 유인할 국제도시 개발을

▲ 성인수 울산도시공사 사장·울산대 명예교수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비극의 시작으로 인식한 것은, 멜더스의 <인구론>(1798)의 영향이 크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식량은 부족하여 인구수가 식량의 양을 초과한다는 내용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래 서구 자본주의 사회에서 멜더스의 예측은 빗나갔다. 인류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개개인이 출산을 스스로 제한했고, 기술혁신으로 식량생산과 인구 모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서구 선진국 사회의 식량걱정이 적어졌지만, 지역별, 대륙별로 불평등이 만연하고 있다.

1967년 소설에서 1976년 영화가 된 <로건의 탈출>(Logan‘s Run)은 인구와 자원의 균형을 맞춰 일정한 나이가 되면 안락사로 인구과잉 문제를 해결한다. 영화는 주인공 로건이 이 사회에서 몰래 탈출을 시도하는 데서 출발한다. 2116년 21세 최후의 날에 이르면, 그들은 유쾌한 유독 가스로 기꺼이 처형되고 수면회사에 보고된다. 사람의 나이가 오른 손바닥에 박힌 야자 꽃 결정으로 7년마다 색이 변한다. 노랑색, 파란색, 빨간색, 마지막 날에 빨간색과 검은 색으로 깜박인 후 21세에 검은 색으로 바뀐다.

1973년도 <소일렌트 그린>(Soylent Green)은 암울한 미래를 다룬 공상과학영화상 수상작이다. 세계는 환경오염과 인구과잉으로 넘쳐나고, 막대한 경제 불황으로 자연과 야생 생물이 거의 파괴되었다. 도시 엘리트만이 깨끗한 물과 자연 식품을 제공 받거나 비싼 가격으로 구입한다. 2022년 4000만명 인구의 뉴욕시는 물, 식량 및 주택이 부족하고 사람들은 실직 상태로 거리를 배회한다. 소일렌트 산업은 전 세계 절반의 음식 공급을 통제하고 가공식품 웨하스를 판매한다. 풍미로운 영양가의 웨하스는 플랑크톤으로 만든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단백질의 공급원인 인간 유해로 만든다는 결론이다. 배급의 병목현상으로 굶주린 대중은 자주 폭동을 일으키고, 경찰은 넘쳐나는 폭도를 포크레인으로 퍼내서 잔인하게 제거한다. 인구폭발 현상을 비극적으로 그린 영화였다.

1960년대 후반 인구 폭발의 에너지가 가장 왕성했었다. 세계 인구는 1900년 16.5억명에서 2000년 61.2억명으로 100년간 4배가 되었다. 1968년 인구 증가율은 2.1%로 정점 이후, 서서히 낮아져 현재 1.1%선에 이르러, 2019년 77억 인구에 한 해 8000만명씩 늘어난다. 그러나 2050년에, 유럽과 북미 인구가 정체되고, 아시아, 중남미, 호주, 북아프리카 인구는 줄어들고, 오직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인구만 늘어난다. 2060년에 남아프리카가 인구최대지역이 되고, 2100년에 38억명으로 세계인구의 35%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러나 2075년에 한국 인구는 40%가 감소하고, 2095년에 한반도 인구가 지금의 절반만 남는다는 예측이다. 한편, 2019년 9월 전후로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인구가 전국 기준으로 역사상 처음 50%를 돌파한다. 해방 뒤 수도권에 쏠리던 인구 집중은 노무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으로 줄었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다시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도 수도권인구 억제정책에 소극적이어서, 수도권 인구과반사태가 벌어진다. 이를 개선하려면 국회와 청와대 이전, 공공기관 추가 이전, 대학, 기업의 지방이전 등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인구가 줄고 있는 울산이, 2011년 고령화사회 진입했고, 2029년 초고령사회로 급속 진행한다. 노인을 위한 사회기반시설, 복지정책이 부족하다. 언젠가 울산에도 동남아시아인들이 가득한 지역에 아프리카인들도 가세할 것이다. 지난 달 미국 등 이민자들이 동남권 국제공항에서 한 시간 거리 내 울산 근교에 역이민자로 귀향해 국제도시 개발을 희망했다. 이들과 만나 다시 내용을 들어보자. 성인수 울산도시공사 사장·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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