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28일 울산시 북구 이화산업단지에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날 기공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송철호 울산시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충북 충주공장에 이은 국내 두번째 친환경차 부품공장임에도 기공식에 문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 공장은 현대모비스가 외국에 가동중인 자동차 부품 공장을 축소한데 따른 유(U)턴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대기업의 첫 유턴기업이다. 현대모비스는 축소된 외국 기업이 어느 공장인지를 공개할 수 없다고 했으나 최근 현대·기아차 판매가 급감한 중국 내 사업장으로 추정된다. 울산공장의 부지는 15만㎡다. 2021년부터 연간 10만대에 해당하는 전기차 핵심부품을 양산한다. 현대자동차가 내년에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전기차 신차에 대응하기 위한 부품이다. 이 공장은 현대차 울산공장으로부터 불과 15㎞거리에 있다. 공급망 운영시스템의 효율화도 기대된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5개의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기업들도 국내로 돌아오기로 했다. 주력산업의 성장정체로 애로를 겪고 있는 울산이다. 현대모비스의 유턴이 분명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

울산이 명실상부 수소경제의 핵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지난 1월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에서 ‘수소경제로드맵’을 발표했음에도 정부지원이나 기업들의 움직임이 미온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공식 인사말에서 “수소경제와 친환경차 육성을 향한 울산의 도전은 지역경제와 자동차 산업에 새 희망”이라고 했다. 내년 예산편성을 보면 미래차 R&D에 정부의 지원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소경제 메카 울산’의 새로운 출발이 예상된다.

이날 기공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또다른 이유는 마침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날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의지와 자신감”이라면서 미래성장동력 발굴 및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자강’ 의지를 부각했다. 저렴한 인건비와 규제 등을 이유로 해외로 나갔다가 되돌아온 기업들은 신생기업과는 달리 국내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게다가 울산은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끈 도시가 아니던가. 현대모비스의 친환경차부품 울산공장은 대기업의 첫 유(U)턴기업, 수소경제의 메카 도시, 우리나라 자립경제의 상징이다. 주춤하던 울산경제의 회복은 곧 국가경제의 새로운 도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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