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민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역류성 식도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30대 회사원 김씨는 계속되는 야근과 회식으로 밤늦게 술과 기름진 음식을 먹는 일이 잦았다. 지난 주부터는 식사 후 씁쓰레한 신물이 식도를 통해 올라왔다. 급기야 상복부가 쓰리고 가슴 통증까지 느껴지자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위식도 역류질환의 하나인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다. 이는 비단 신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들어 잦은 음주와 흡연, 서구화 된 식습관 등으로 역류성 식도염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치료를 받아도 80% 이상 재발하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정민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역류성 식도염에 대해 알아본다.

하부식도괄약근 기능에 문제 생겨
위산과 음식물 역류해 식도에 염증
속쓰림·가슴통증·답답함 등 증상
스트레스·야식·음주·흡연 등 원인
치료 받아도 80% 재발해 예방 중요

◇잘못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

역류성 식도염은 위 안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3명 중 1명이 평생에 한 번 이상 앓을 만큼 흔한 질병이다.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재발이 쉬워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식도와 위의 경계 부분에는 음식물이 넘어가면 닫히는 하부 식도괄약근이라는 밸브가 있다. 이 밸브는 음식을 섭취할 때 만 열려 위에서 분비되는 강한 효소가 식도나 입 안으로 역류되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이런 하부식도괄약근에 이상이 생기면서 잘 조여지지 않거나 계속 열려있으면 강한 위산과 효소들이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유발한다. 이를 ‘역류성 식도염’이라 한다.

서정민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면 위산의 역류로 인해 가슴쓰림, 답답함, 속쓰림, 신트림, 목에 이물질이 걸린 느낌, 목쓰림, 목소리의 변화, 가슴통증 등이 발생한다. 특히 가슴통증의 경우 환자들이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을 의심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역류성 식도염과 심근경색의 증상이 일부 비슷한 경우가 있어 반드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스트레스, 야근, 회식, 음주, 흡연, 고지방식, 맵고 짠 음식, 기름진 음식, 탄산음료, 야식 등이 주된 원인이다.

또 식사를 급하게 하거나 과식을 하면 위산이나 위 안의 음식물의 역류가 잘 나타난다. 식도 아래나 중간까지만 역류하기도 하고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기도 한다.

 

◇체중 줄이고, 금연·절주해야

일반적으로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되는 경우 위내시경을 통해 진단한다. 다만 내시경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는 작은 기계를 식도 내에 삽입해 산도를 측정하는 ‘식도산도검사’를 시행한다.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식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서 전문의는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과식을 하게 되면 위 내부의 내용물이 많아져 위산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누운 자세에서 위산이 역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카페인 음료나 탄산음료 역시 좋지 않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만, 흡연, 음주가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고, 금연과 절주를 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역류성 식도염은 약물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역류성 식도염은 증상이 매우 아프거나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소화기관련 증상 대부분을 사람들이 가볍게 여기거나 대충 약만 먹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만성질환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서 전문의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은 증상으로 인해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발생하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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