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자운영 독서회

▲ 자운영 독서회 회원들이 지도교수인 장창호 극작가와 함께 토론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자운영 독서회는 지역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독서회 가운데 한 곳이다. 자체적으로 독서회 문집을 발간하는 것은 물론 독서회 회원들이 다수의 신춘문예에서 다양한 장르로 등단하면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1998년 울주도서관 소속으로 창립
주부독서회서 성인독서회로 진화
30~60대 남녀 회원 24명으로 구성
매월 한차례 두시간씩 독서회 진행
회원 다수 신춘문예로 등단해 눈길

◇마음을 나누는 시간

자운영 독서회는 지난 1998년 4월 울산시 울주도서관 소속으로 창립됐다. 주부독서회로 시작해 성인독서회로 탈바꿈했다. 당시 16명이던 회원은 현재 24명으로 늘었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여성이 대다수이지만 남성회원도 김학중 회장을 비롯해 1명이 더 있다.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독서회가 진행된다.

책 선정은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장르에 상관없이 정하고 있다. 한 달에 한 권,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지도교수로 장창호 극작가(문학울산 주간)가 도움을 주고 있다. 독서회 연혁에 따르면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책을 읽어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독서회답게 각종 신춘문예에 등단한 회원이 다수 있다.

정정화씨가 경남신문과 농민신문에 소설로 등단한 것을 비롯해 시조부문 김종연씨가 나래시조, 시 부문 김려원씨가 진주가을문예, 수필 부문 김단영씨가 한국산문으로 각각 등단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자운영 독서회는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성인독서회 문집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2001년 창간호를 시작으로 2010년 제2집에 이어 제3집 발간도 준비하고 있다.

◇책으로 통하다

지난달 29일 울주도서관 별관 내 한 교실에서 8월 정기모임이 열렸다. 1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했고, 이달의 책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를 읽고 온 소감을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이야기했다. 본질을 건드려 세상을 변화시키는 적정기술처럼 사람의 마음과 존재의 본질을 움직여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시키는 적정심리학을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다.

장창호 극작가가 중간 중간 회원들이 말한 내용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학중 회장의 책을 넌지시 보니 정독해서 읽은 표시가 곳곳에 남아 있었다. 형광펜으로 문장을 칠해놓기도 하고 중간 중간 메모도 돼 있었다. 책 앞머리 부문에는 “대화에서 반영하는 기술은 쉽지 않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나의 머리속에서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준비해서 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등의 내용이 굵은 글씨로 써져 있었다.

장창호 작가는 <당신이 옳다>와 관련해 회원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장 작가는 “사람이 마음이 아픈 것은 갈등 때문인데, 갈등은 너와 내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며 “이것을 어떻게 적정하게 풀어야 될까. 내가 개입을 할 때인지, 내버려 둬야 되는 것인지.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을 바꿀 것인지, 행동을 바꿀 것인지 이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 정상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평화롭게만 보이는데 가정집 뚜껑을 열고 보면 복닥복닥 싸우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높이 보고 깊이 보면 갈등이 없어질 수 있다. 뭐든지 자기 안에서 자기 주변에서 시작하면 좋다. 멀리 내려다 보는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타인과 싸울 때 어차피 죽을 꺼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멀리 보는 것이 중요하다. 깊이 보는 것은 자기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운영 독서회의 9월 책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이다. 회원들은 이날 1시간 가량의 독서회를 끝내고 세번째로 발간할 문집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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