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지난 5월13일 개최된 ‘자동차 산업 미래전망과 고용변화’ 토론회에서 203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차종의 70%가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 등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로 인해 차체는 경합금이나 탄소강화섬유 등으로 대체되고, 변속기는 모터로, 엔진은 배터리로 변화하게 되고 고용이나 일자리 수도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면서 미래형 친환경차 중심의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해당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유치가 필요함을 역설했었다. 실제 자동차 산업이 울산 전체 광·제조업 생산액의 약 22%, 종사자의 약 33%를 차지(2017년 기준)하는 울산으로서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과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8일 북구 중산동 이화산업단지에서 현대모비스 친환경부품 울산공장 기공식이 열렸다. 현대모비스가 약 3000여억원을 신규 투자해 이화산업단지 15만2000㎡ 부지에 연면적 6만2000㎡ 규모로 건립되는 친환경부품 공장에서는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시스템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친환경 부품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우리 지역에 위치한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수소차와 함께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인 전기차 생산 플랫폼도 갖추게 되어 울산의 자동차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날 기공식에서는 부품기업 국내 유턴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이 함께 있었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유턴 기업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730여개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한 기업의 유턴이 관련 산업을 함께 끌어 들이는 유도효과이다.

일본 사이타마현 요이리정은 2013년 혼다자동차가 45년 만에 멕시코 생산물량을 자국으로 유턴한 대표적 사례이다. 혼다자동차가 약 29만평 부지에 최첨단 공장을 건설하면서, 철도역사 주변에 그 흔한 햄버거가게 하나 없었던 인구 3만3000명의 시골도시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처럼 기업의 투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대통령께서도 “현대모비스공장과 5개 부품기업의 복귀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며 2013년 ‘해외 진출기업 국내 복귀 지원법’을 제정한 이래 양과 질 모두에서 최고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정부도 유턴 기업들에 대한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약속했다. 울산시는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대거 유치해 일자리를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이번 사례를 ‘울산형 일자리’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울산형 일자리’는 기업투자를 기반으로 한 투자촉진형 일자리이다. 울산도 이제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 가운데 기존 주력산업으로 일자리를 지켜가기는 힘들어진 상황이다. 즉, 새로운 산업이 필요한데, 이 또한 기업유치가 바탕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의 유턴은 새로운 미래산업 육성을 통해 ‘울산형 일자리’정착의 씨앗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이번 투자는 친환경차로의 전환이라는 산업환경 변화와 함께 최근 일본 수출규제라는 대외악재까지 겹치며 많은 두려움을 안고 있는 지역 자동차산업에 위기보다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울산의 새로운 도전이 이제 시작되었다. 앞서 언급한 요이리정은 공장 유치 결정 직후 정사무소(주민자치센터)에 ‘기업유치전략실’을 설치하고 공장 건설에 필요한 모든 행정적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했다. 이처럼 이 새로운 여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울산시에서 지속적으로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유인책을 개발해야한다.

울산의 구성원들도 울산의 가장 취약점인 노사갈등 해결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염원대로 이번 투자가 제2, 제3의 대규모 유턴투자를 이끌어 울산의 미래산업으로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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