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준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선물’이라는 단어는 생각만 해도 누구나 설레게 하는 힘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주는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고, 내가 받을 때도 행복한 기분이 드는 것이 선물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은 받을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서 설레고, 받는 사람은 선물을 뜯으면서 무엇이 들어있을지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설렌다. 그래서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예상치 못한 작은 선물 하나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명절이나 기념일처럼 특별한 날에 주고받는 선물은 한층 더 기쁨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무더위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곧 민족의 대명절 한가위가 다가온다. 추석을 준비하면서 늘 그렇듯 올해는 어떤 선물을 할까 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한다.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하거나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명절은 좋은 기회이다. 평소에는 선물하는 것이 쑥스럽지만, 명절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선물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부담스럽지 않고, 마음과 정성이 담긴 선물로 어떤 것이 좋을까. 해답은 바로 우리 농축산물이다.

우리 농축산물에는 단순한 선물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자연 속에서 태양과 바람 그리고 비와 함께 자란 덕분에 자연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농업인의 피와 땀이 녹아 있다. 홍순관의 <쌀 한 톨의 무게> 노래가사에 이런 내용이 있다. <쌀 한 톨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무게를 잰다/ 바람과 천둥과 비와 햇살과 외로운 별 빛도 그 안에 스몄네/ 농부의 새벽도 그 안에 숨었네/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들었네 (중략) 쌀 한 톨의 무게는 세월의 무게/우주의 무게>. 이처럼 농축산물은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는 선물이기 때문에 받는 사람에게도 그 가치가 자연스레 전해지는 착한 선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는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윤리적 소비’와도 연결된다. 가격대비 품질을 가장 합리적인 기준으로 여기던 소비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사회적 가치를 우선으로 삼기 시작했다. 한 개인의 이익보다는 사회전체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고 책임의식을 느껴서 가치 있는 것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 땅의 농민들이 키워낸 농축산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 고향의 훈훈한 마음도 전할 수도 있고,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아픔도 덜어줄 수 있기에 이보다 더 나은 윤리적 소비도 없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요즘 대부분의 식탁위에 놓인 음식들이 수입농축산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럴 때 내가 선물하는 우리 농축산물이 선물 받은 사람의 추석날 식탁 위에 올려 진다면 선물의 가치가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농업인의 마음이 듬뿍 담긴 우리 농축산물에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명절선물을 해보는 건 어떨까. 가치가 담겨 있는 착한 선물을 통해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 훨씬 더 훈훈한 한가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안상준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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