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징용문제 해결 최우선…한국이 해결책 제시해야” 입장 되풀이
李총리측 “동시 해결 제안한 바 없다…기존 입장 다시 밝혔을 뿐”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수출 규제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고 일본 측에 제안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징용 문제의 해결이 최우선이라며 이를 거부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 총리 측은 이에 대해 “제안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3일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2일 한국에서 이낙연 총리를 만나고 귀국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전 관방장관)은 이날 아베 총리와 총리관저에서 만났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에게 이 총리가 “한일 지소미아가 11월 실효되므로 그때까지 일본의 수출관리 문제와 묶어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근간에 있는 ’징용‘을 둘러싼 문제의 해결이 최우선이다. 이는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므로 (한국이) 제대로 지켜야 한다. 그 한 마디가 전부다”라고 말했다.

악화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한 선결 과제로 한국 측이 징용 소송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이 총리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그러나 이석우 총리실 공보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총리가 가와무라 간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별도의 이메일 브리핑을 통해 “이 총리는 ’일본 측이 취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한국도 지소미아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설명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의 입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전제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일본발 보도의 내용은 ‘수출 규제+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함께 원점으로 돌리자는 취지여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가와무라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지난 2일 서울에서 이 총리를 비공개로 만나 징용 소송,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지소미아 종료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또 이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이 총리가 ’지금의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나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3일 일본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베 총리에게 방한 결과를 보고했다.

한편 가와무라 간사장은 방한 기간 한일의원연맹의 강창일 회장과 만나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이었다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 후 연기가 결정된 한일·일한의원연맹의 합동 총회를 11월 1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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