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도 무인공유자전거 시대가 시작됐다. 울산은 근로자가 많은 도시임에도 자전거 보다는 오토바이 선호도가 높은 도시다. 자전거는 체력소모가 많아 운동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순수하게 이동수단으로만 이용하기에는 힘든 면이 없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4일 시범운영에 들어간 울산무인공유자전거는 오르막길에서도 힘들여 패달을 밟지 않아도 되는 ‘카카오T바이크’의 전기자전거이다. 친환경 이동수단인 자전거가 오토바이를 대신해 시민들 생활 깊숙이 스며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자전거 활성화는 세계적 추세다. 특히 환경문제에 관심이 높은 뮌헨, 프랑크푸르트 등 독일 대도시의 남녀직장인들에게 자전거는 주요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전거가 도심 이동수단이 되기는 쉽지 않다. 젊은 근로자들이 많은 울산에서도 자전거 출퇴근은 적은 편이다. 일찍부터 자전거 대신 오토바이가 널리 보급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단도시의 특성상 출퇴근거리가 긴데다 도로사정이 나쁜 것도 자전거 이용 확대의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울산의 도로사정을 보면 자전거를 생활용으로 활용하기가 무리다. 수년전 전국적으로 자전거도로 조성에 열을 올리기는 했으나 울산의 경우 도심 내 자전거도로 대부분을 인도 겸용으로 조성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가로수와 배전함, 가로등 등으로 안그래도 좁은 인도를 반으로 나눠 보도블록만 바꾸고는 자전거도로라고 표시를 해놓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다.

그나마 자전거 활성화에 기대를 거는 것은 도심 한가운데 태화강이 있기 때문이다. 강변 둔치에는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명확하게 나눠진 길이 조성돼 있다. 주변 풍광도 좋아 자전거 이용에 최적이다. 그 때문인지 ‘카카오T바이크’의 시범운영 구간도 태화강을 중심으로한 중·남구지역에 한정돼 있다. 강북쪽으로는 울산공항과 중구청, 종합운동장, 중부소방서, 다운아파트로 이어진다. 강남쪽으로는 선암호수공원에서 고속버스터미널, 시청, 울산대공원, 울산대학교까지다.

자전거의 생활화는 무엇보다 도로 인프라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도로개선은 여간 어렵지 않다. 예산 확보도 어렵거니와 확장여지가 없는 도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카카오T바이크’도 생활용 보다는 시민들의 여가용이나 관광용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구간을 관광지 중심으로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관광지간 이동구간이 긴데다 대중교통도 불편하다는 관광활성화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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