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현숙씨 한예총서 ‘명인 인증패’ 받아

어머니 문근남 명인과 울산서 한복집 운영중

“어릴적부터 바느질보며 자라 자연스레 같은길

우리 고유의 색·전통의상 세계에 알리고 싶어”

▲ 울산 최초 모녀 한복명인인 백조한복연구실 문근남 한복명인(오른쪽)과 딸 장현숙 한복명인이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전통 한복의 멋에 매료 돼 한 평생을 우리 한복을 만들고 다듬어 대내외에 알려 온 한복 명인 울산에 있다. 한복의 부드러운 선처럼 항상 고운 미소를 띠는 문근남 명인이다.

그는 목화씨로 유명한 문익점 선생의 28대손으로 태어나 숙명처럼 우리 옷을 짓고 그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그의 딸이자 전승조교인 장현숙씨가 대를 이어 명인으로 인정받았다. 울산 최초로 어머니와 딸, 모녀가 동시에 전통한복 명인이 된 것이다.

어머니와 함께 백조한복을 운영하는 장현숙(46)씨가 최근 한국예총으로부터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패(궁중복식 부문)를 받았다.

두 모녀는 공통점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바느질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본인도 바느질을 시작한 것이다. 장현숙씨가 그랬던 것처럼, 문씨 역시 70여년 전 단아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먼 미래를 그파왔다.

장현숙씨는 “어릴적부터 어머니의 바느질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헝겊으로 인형옷을 만들면서 놀았고, 자연스럽게 어머니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모녀는 궁중복식 등 한국 전통복식부터 현대 트렌드에 맞춰 변형된 캐주얼한 생활한복까지 제작하고 있다. 캐주얼한 생활한복을 짓더라도 중요한 것은 전통한복이 가진 고유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장현숙씨는 “고려시대의 직물문양은 지금 기술로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화려하고 우수했다. 제대로 전승이 되지 못해 안타깝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옷도 변하고 지금의 옷 또한 하나의 역사가 될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인정하면서도 우리옷이 가진 본래의 정신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문근남씨 역시 “우리 전통옷에 담긴 정신과 의미를 알아가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옛 선조들이 백개의 헝겊 조각을 엮어 아기의 장수를 빌며 백일옷을 제작했고, 녹의홍상(綠衣紅裳)에는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은 입지 않는 궁중복식을 시간과 수고를 들여 제작하고 패션쇼를 통해 선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고유의 색과 전통의상의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딸 장현숙씨에게 “앞으로 아름다운 옷을 짓고, 우리 옷의 뿌리를 이어가는 명인다운 명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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