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의 부동산 투기꾼들이 울산으로 몰려오고 있다"

 수도권이 부동산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묶여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등 규제가 까다로와지자 투기자금이 울산으로 몰려들어 곳곳에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최근 분양한 남구 신정동 "대공원롯데인벤스가"와 고속철 울산역 예정지인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고속철 울산역 설치를 장담한 신화리의 경우 "자고나면 1만원씩 올라간다"는 말이 부동산업계에 나돌 정도로 투기붐이 심하다. 때문에 신화리를 중심으로 인근 언양 전체까지 들썩거리고 있다.

 원래 도시계획상 생산녹지 지역이어서 별다른 용도가 없었던 이 일대의 논은 1년반 전만 해도 평당 7만~8만원이었으나 6개월 전에는 15만원, 최근에는 20~30만원까지 치솟고 있다. 현재 공시지가는 평균 5만원 정도.

 투기는 토지수용이 가능한 공영개발 권역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역세권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 때문에 신화리와 떨어진 인근 상천리의 논도 6개월 전에 7~8만원 하다가 요즘에는 15만~20만원으로 뛰었다.

 교동구획정리지구는 1년 전 보다 50% 정도 올라 언양쪽은 200만~400만원, 작천정 쪽은 120만~150만원까지 올랐다.

 이처럼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부산과 서울 등지에서 몰려든 "묻지마 투자자"들 때문. 이들은 막대한 자금을 갖고와 지주들을 찾아다니며 계속 매매를 부추기고 있고, 이 과정에서 가격은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신화리 일대의 필지가 대부분 500~1천500평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평당 30만원에 매매가 이뤄질 경우 한번 매매에 1억5천만~4억5천만원의 자금이 오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주들은 이미 매매한 땅을 위약금을 줘가면서까지 해약해 돈을 더 쳐주는 사람에게 파는 사례도 잇따라 발생,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롯데인벤스가의 경우도 프리미엄을 부추긴 사람들은 서울과 부산에서 몰려온 "떴다방"이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이들은 서울 등지에서 청약통장 1순위를 구입, 롯데인벤스를 분양받은 뒤 프리미엄을 얹어 되팔기도 하고 분양권의 전매를 주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하루 사이에 3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고 분양권의 전매가 계속 이어지면서 프리미엄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인벤스에 이같은 프리미엄이 붙자 덩달아 인근 I파크의 프리미엄도 최근 1천만~2천만원 올랐다. 6천만원까지 하던 I파크의 프리미엄이 7천만~8천만원까지 상승한 것.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에 규제가 심해지자 투자자와 투기꾼들이 지방으로 내려오고 있다"며 "치고 빠지는 이들의 전략에 휩쓸려 울산시민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같은 상태가 계속되면 언제 울산지역이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게 될 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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