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 당 중앙군사위 비상확대회의 김정은 지시 대서특필

▲ 김정은, 태풍 '링링' 북상에 비상확대회의 긴급 소집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태풍 '링링' 북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2019.9.6

[경상일보 = 연합뉴스 ] 북한 매체들은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에 대응해 이례적으로 재난방송을 집중 편성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태풍 피해 대책을 지시하며 선두 지휘한 데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긴급 소집된 비상확대회의에서 "전국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위험한 상황이 닥쳐들고 있지만 당과 정부의 간부들부터 중앙과 지방의 일꾼들에 이르기까지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안일한 인식에 포로돼 속수무책으로 구태의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질책한 후 군이 피해방지 대책을 주도할 것을 지시하고 다양한 대책을 제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이튿날인 7일 이 내용을 1면에 게재했고,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도 이날 첫 방송으로 이 소식을 다뤘다.

    특히 전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는 평소 오후 3시에 시작하던 토요일 정기 방송을 오전 10시로 앞당기며 이례적으로 재난 특별방송을 편성했다.

    별도의 방송 순서도 소개하지 않은 채 오전 11시36분 '산촌에 피는 노을' 제목의 영화 방영 중 자막으로 '태풍경보입니다'를 내보냈다.

    중앙TV는 이어 "9월 7일 9시 현재 황해남도 해주 남쪽 244km 부근 해상에 도달한 태풍 13호는 44km/h의 빠른 속도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태풍은 16시경에 강령반도 부근을 지나 황해남도, 평안남도, 자강도 지방을 통과하여 내일 2시경에 중국 동북지역으로 이동할 것이 예견됩니다"라고 긴 자막을 처리했다.

    중앙TV는 오전 11시 50분에도 영화를 중단하고 한반도의 태풍 북상 경로 사진과 2012년 8월 북한에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볼라벤'의 상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내보내며 심각성을 부각했다.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링링 관련 재해 방송을 편성하고, 국토환경보호·농업·철도운수·석탄·전력 부문의 대응 현황을 각기 별도 기사로 다루며 상세히 소개했다.

    방송은 북상하는 태풍으로 낮은 지대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피해가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철저한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또 노동신문은 4면, 민주조선은 5면을 통째로 태풍 대응책 관련 기사로 도배했다.

    노동신문은 8면에도 '커다란 인적 및 물적 피해를 가져다 주는 태풍' 제목의 글에서 중국 등 외국의 태풍 피해 사례도 전했다.

    북한이 나름 이번 태풍에 신속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자력갱생의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자연재해까지 발생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감내하기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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