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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책, 독서소모임]시를 읽고 마음을 나누는 울산 유일 시니어 시집 독서회(4) 은빛독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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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9  21: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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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중부도서관 은빛독서회 회원들이 독서모임을 갖고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2004년 중부도서관 소속으로 창립
55세 이상 남녀 10여명 회원 활동
아동문학가 장세련씨 지도강사로
매월 시집 선정해 함께 읽고 낭송
해마다 자체 시낭송 발표회도 열어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쉽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다.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시니어에게는 특별한 ‘숙제’가 되기도 한다. 예전엔 일상처럼 해왔던 운전이나 운동, 일, 독서 등도 대단한 각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젊었을 때 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는 시니어가 있는가 하면, 새로운 인간관계나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자아를 실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은빛독서회는 지역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독서회 가운데 한 곳이며, 시니어 시집 독서회로는 지역에서 유일하다.

◇시심(詩心)으로 행복한 시니어들의 만남

은빛독서회는 지난 2004년 5월 울산시 중부도서관 소속으로 창립됐다. 울산지역 55세 이상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독서모임이다. 도서관 인근에 거주하는 회원도 있지만 대부분이 경주나, 울주 등 장거리 이동을 감수하고 모임에 참여하는 회원이 대부분이다. 현재 회원수는 10여명 남짓. 여성이 대다수이지만 남성회원도 있다. 매월 첫째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중부도서관에서 독서회가 진행되며, 현재 지도강사는 아동문학작가 장세련씨다.

“한옥 기와 모서리가/ 맨드라미 빛깔로 물들며 솟네/ 이 집 처마와/ 저 집 처마가/ 닭 벼슬 부딪치듯/ 사랑싸움을 하네/ 알배기 햇살/ 쏟아지는 갈 오후/ 한옥 뒷마당에도/ 따뜻한 햇살 뒹구네”

독서모임이 한창인 중부도서관 독서문화실에 들어서자 또랑또랑한 시낭송 소리가 울려퍼졌다. 신달자 시인의 시 ‘북촌가을’이다.

은빛독서회의 9월 선정도서는 신달자 시인의 시집 <북촌>이다. 신달자 시인의 14번째 시집으로 북촌의 먹기와집에서 살게 되면서 얻은 소재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시 70여편이 수록됐다.

독서회는 장세련 지도강사의 강의로 주로 진행된다. 책을 읽은 후 소감을 나누는 여러 독서회와는 다르다. 시집에 수록된 대표시들을 회원들이 돌아가며 낭송하기도 한다.

“두꺼운 가을 햇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와 같은 시니어 특유의 연륜이 녹아난 소감들이 쏟아져 나왔다.

“북촌 가봤는교?” “담 헐어가 해놨는데” “거 사람 살지요?” “별꺼별꺼 다 사왔다아니가”처럼 종종 독서회 주제를 벗어날때가 있지만, 지도강사인 장세련씨가 중심을 잡아준다.

은빛독서회는 시력이 좋지 않은 회원들이 많아 주로 시집을 읽는다. 매월 시집을 선정하는 것도 장씨의 역할이다.

장세련씨는 “회원들이 좋아하고, 쉽게 받아들이면서 회원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시를 주로 선정한다. ‘시집’만으로 운영되는 독서모임은 울산에서 은빛독서회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를 만나기 위해 한달을 기다려”

은빛독서회는 매년 자체적으로 시낭송 발표회를 마련한다. 10여년 동안 이어져 온 정규행사다. 회원들의 시낭송 활용 능력을 향상시키고, 아름다운 노년 문화 형성과 회원간 결속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용순씨는 “은빛독서회에서 갈고 닦은 시낭송 실력을 다른 모임에서도 종종 선보인다. 한달에 한 번 돌아오는 독서회 날짜가 너무 기다려지고, 이곳에 오면 행복하다”고 했다.

박예천씨 역시 “시집을 공부하다보면 소녀시절 읽은 시가 종종 떠오른다. 비록 한달에 한 번이지만, 일상에 활력을 주는 소중한 모임”이라고 말했다.

독서회 회원들은 강의를 통해 새로운 시를 접하고, 시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 시집을 읽는다.

정년 퇴직 후 이 모임에 참여하게 됐다는 박필선씨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시를 다시 읽게 된지 어느덧 12년이다. 시와 가까워질 수록 영혼이 더 맑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이 캠페인은 울산광역시, 울산시교육청, 롯데케미칼, 한국동서발전, 한화케미칼이 함께 합니다.)

경상일보, KS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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