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북구 이화산업단지에 새 공장을 짓기 시작한 현대모비스의 자동차부품공장은 ‘울산형 일자리’의 실질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2020년 8월로 예정된 공장가동과 함께 일자리 800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고돼 있다. 이에 대해 송철호 울산시장은 “기존 산업의 일자리를 지켜나가면서 울산이 가진 장점을 활용한 새로운 ‘울산형 일자리’ 발굴”이라고 말했다. 민관 공동프로젝트의 ‘임금 협력형’인 광주형 일자리와는 달리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미래자동차 생산도시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자동차기업의 대형투자라는 점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의미부여였다.

지난해 6월 현대자동차의 ‘광주형 일자리’ 참여가 발표됐을 때 송시장은 지역 노동계의 비판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울산의 대응이 미진하다는 불만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리고 있던 울산형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7개 성장다리’ 프로젝트를 통한 ‘울산형 상생 일자리 모델’을 밝혔음에도 미래가 불투명한 장기적 비전일 뿐이라며 시중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송시장의 진정성은 시민들의 가슴에 닿지 못했고 그로인한 속앓이는 계속됐다. 지난 5월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 이전 때 삭발투쟁이라는 다소 과격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요인이 되기도 했다.

마침내 송시장은 10일 ‘울산형 일자리 창출 로드맵’을 발표했다. 3개 기업의 3686억원 투자로 친환경자동차 플랫폼이 구축되고 일자리는 940개가 창출된다. 유통·관광·마이스(MICE)산업에도 2개 기업이 7214억원을 투자해 35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석유화학산업에도 4개 기업이 9943억원을 투자해 150개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된다. 10개 기업이 2조1143억원을 신규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 4600개가 생기는 것이다. 기업이 명시되고 투자액이 적시된, 알맹이가 꽉찬 로드맵이다. 아울러 지지부진하던 롯데의 복합환승센터 개발도 재추진되고 ‘KTX역세권 배후지역 복합특화단지 조성사업’도 시작된다. 서민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여기서도 신규 일자리가 2500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송시장의 말대로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력산업을 지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수차례 기업을 찾아다니고 청와대, 중앙정부 등과 긴밀히 협력해 이룬 결과”임이 분명하다. 성장정체에 직면한 울산이 산업수도의 기치를 다시 높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송시장의 노력과 진정성이 울산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돼 지지도를 회복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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