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오피니언교단일기
[교단일기]둥글고, 따뜻하고, 환하게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9.10  20:53:5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 김경식 삼일여고 교사

인생드라마, 인생 사진, 인생영화, 인생라면에다 인생면도기까지, 여기저기서 인생 바람이 불어댄다.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아저씨 삼형제와 거칠게 살아온 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는, 예전에 종영과 함께 긴 여운을 남겼던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가 떠오른다. 오랜만에 가슴 뜨거워지는, 나의 인생 드라마를 만났던 그날들의 기억이 생생하다.

‘나의 아저씨’는 세상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껴안아주는 드라마다. 처음에는 구겨지고 볼품없이 낡아버린 중년의 아저씨들과 어린 나이에 산전수전 다 겪은 여 주인공을 보며 괜스레 가슴이 미어졌다. 망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망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사는 사람들, 안 괜찮은 상황 속에서 저마다 괜찮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극중 여주인공 지안은 평생 괜찮은 적이 없었다. 그런 지안이가 망했지만 망가지지 않은 후계동 사람들 사이에서 괜찮을 수 있는 방법을 배워 나갔다. 고단한 삶들이 서로 위로 받는 곳. 늘 어두운 밤거리와 골목길만을 주로 보여준 드라마지만, 그 어둠 때문에 오히려 더 돋보인 건 그 안에서 힘겨워하면서도 따뜻한 온기를 보여준 사람의 흔적들이었다.

새벽길, 철길을 건너 동네로 들어가는 길, 극중 주인공 동훈은 형제들에게 말한다. “죽고 싶은 와중에 죽지마라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다. 파이팅해라. 그렇게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져.” 동훈이, “나 그렇게 괜찮은 사람 아니야”라고 했을 때 “아니에요. 괜찮은 사람이에요. 엄청.”이라고 말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지안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뒤에서 “파이팅”하고 외쳐주었던 사람도 바로 지안이었다. 그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따뜻한 가슴과 그 아픔을 공감하는 마음, 그리고 그런 말 한 마디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런 따뜻한 마음과 말은 때론 죽고 싶은 사람을 살아가게도 만들어주었다.

많은 이들이 공감했던 그 드라마의 성공 요인은 팔 할이 가족 이야기, 그리고 또 다른 가족인 골목 안 이웃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가족 위기니, 가족 해체니 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족은 그 자체로 절대적 위안과 힘을 주는 존재임을 드라마는 일깨워 주었다.

삶을 살아가면 갈수록 작은 위로와 배려, 응원. 이러한 것들이 인생의 참 소중하고 세상에 꼭 있어야 할 것들이라 생각한다. ‘나의 아저씨’는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이지만 어쩌면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것이 작은 위로와 응원이라고 말한다. 이 드라마가 빛이 난건 거기엔 비록 빛나진 않지만 투박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위로와 응원, 배려가 있어서, 그래서 참 뭉클하고 따뜻한 그런 드라마였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가족이 든든히 버티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가족에게 상처를 주기보다는 격려하고 힘이 되는 대상이 되는 건 어떨까? 이번 추석은 초저녁부터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거라 한다. 우리 모두 저 보름달만큼이나, 둥글고, 따뜻하고, 환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김경식 삼일여고 교사

경상일보, KSILBO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라온프라이빗스카이파크, 포항터미널 복합환승센터 개발 호재로 아파트 프리미엄 기대
2
한국동서발전(주), 2기 사내벤처 ‘팩트얼라이언스’ 분사
3
울산신항 배후단지에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4
울산테크노파크, 스마트팩토리 컨퍼런스·엑스포 공공부문 기업지원 ‘대상’ 수상
5
생태하천 넘어 ‘즐기는 江’, 태화강 제2의 기적 꿈꾼다
6
울산시-울산시자원봉사센터, “장애인에 대한 적극적인 복지행정 구현에 도움 되길”
7
[인터뷰]“수소기업 안정적 사업 위한 시장경제 조성 가장 중요”
8
현대미포조선 노조 파업권 확보, ‘23년 연속 무분규’ 무산되나
9
울산시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차단 총력
10
울산 울주군 청량 주민들 “용암산단 지정 불허하라”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등록번호 : 울산,아01105 | 발행인 : (주)경상일보 엄주호 | 편집인 : 엄주호 | 등록날짜 : 2018년 4월 23일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