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소비탓에 매출은 감소
정부·지자체 활성화 대책에도
상인들 체감 경기는 악화일로
조선업 직격탄 동구 침체 가중

▲ 추석 대목을 맞은 울산시 남구 신정시장에서 한 상인이 밝은 표정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추석이 코앞인데 경기는 갈수록 바닥입니다. 내년에는 나아지겠죠.”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대목을 앞두고 울산지역 전통시장들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지만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울산의 주력산업 부진으로 인한 소비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차례상 간소화에 따라 대목 분위기가 예년만 못하다.

10일 추석을 앞두고 5일장이 열린 중구 태화종합시장은 장을 보러나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추석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손녀의 손을 잡고 장을 보러 나온 어르신부터 손수레 한가득 제수용품을 싣고 발걸음을 옮기는 주부들까지 시장 골목골목을 가득 메웠다. 시장상인들은 정신없이 쏟아지는 손님들의 주문에 분주하게 손길을 놀리지만, 경기가 어떻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한 떡집주인은 “오늘같이 명절 대목이나 5일장이 열리면 사람들이 반짝 몰리지만, 사람들 씀씀이가 갈수록 줄면서 평소 매출은 시원찮다”며 “명절이 되면 지자체나 기업체들이 단체로 구매행사를 벌이는 것은 고맙지만, 평소에도 우리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씨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추석 차례상 비용으로 30만원 정도 지출했지만, 요새 워낙에 경기도 안 좋고 모이는 식구도 줄면서 20만원 선에서 간소하게 준비한다”며 “요새 저물가니 뭐니 해도 막상 장을 보러 나와보면 전혀 와닿지가 않는다. 이것저것 사다보면 금세 예산이 초과된다”고 푸념했다.

남구 수암시장도 이날부터 추석 분위기가 살아났다.

임용석 수암시장상인회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조용하더니 오늘부터 사람이 많아지면서 대목 분위기가 제법 난다”며 “문제는 제로페이, 울산페이 등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상권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갈수록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 어서 울산경기가 좀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반면, 조선업 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동구지역 전통시장들의 한숨은 깊어만 지고 있다.

이종우 월봉시장상인회장은 “우리 시장을 비롯해 전하시장, 동울산종합시장 등 동구지역 전통시장에서는 올해 추석 분위기가 실종됐다”며 “최근 현대중공업의 수주실적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당장 지역 경기에는 반영되지 않거니와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체불도 비일비재해 소비 자체가 줄었다. 동구지역 상인들은 마음을 놓은지 오래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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