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정치부 기자

와우(wow), 어썸(awesome), 어메이징(amazing), 그레잇(great). 지난해 4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던 기획취재(‘태화강 국가정원’ 길을 묻다, 총 7회 보도) 당시 태화강 전경 사진을 본 여러 해외 전문가들의 입에서 나온 감탄사다. 이들은 도심 속에 위치한 태화강대공원에서 진행된 봄꽃대향연과 겨울 떼까마귀 군무, 십리대숲 등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태화강 사진을 보며 놀라워했다. 그리고 오·폐수가 넘치던 죽음의 강에서 수질 1등급 생명의 강으로 거듭난 태화강의 변천사를 설명하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태화강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이 전방위적으로 정부를 압박하며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에 열을 올렸던 이유는 굴뚝없는 공장이라 불리는 ‘관광산업’과 무관하지 않다. 여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강’에 ‘국가정원’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그만큼 시너지 효과도 커지고 관광객도 늘어난다. 조선업 부진에 따른 경기침체 상황에서 또다른 활력소가 필요했던 울산 입장에서 관광산업 발전이 절박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태화강은 지난 7월 국가정원 지정에 이어 다음달 선포식을 갖고 순천만에 이은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가정원’ 지정에 의미를 부여해선 관광객들의 단발성 방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선 다른 관광지에서 볼 수 없는, 울산만의 특색이 담긴 국가정원이 담보돼야 한다.

정원의 도시로 불리는 호주 멜버른의 국가정원인 로얄보타닉가든 팀 엔트휘슬 대표, 정원문화를 관장하는 멜버른시의회 캐시 오케 환경위원장,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관광청 아담 마샬 장관, 비비드 시드니 안소니 바스틱 큐레이터, 시드니 올림픽파크 크레이그 바글리 디렉터 등 본보가 인터뷰했던 정원 또는 관광·축제 전문가들이 태화강의 사진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한 것도 ‘미래의 태화강’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최근 울산시의회에선 태화강 국가정원과 관련한 서면질문, 5분자유발언, 간담회 등이 잇따랐다.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집라인·모노레일 설치부터 남산타워 건립, 태화강 국가정원과 중구 원도심의 연계 관광을 위한 자전거도로 개설, 전기차 운행 등 주로 관광콘텐츠 개발이 주된 내용이다. 울산시는 이같은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진 않았다.

지난해 기획취재 당시 만났던 울산의 한 도시계획 관련 전문가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가치를 높일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예로 태화강을 둘러보는 모노레일을 제안했다. 설치장소는 강을 따라 개설된 도로와 둔치 사이였다. 관련법상 레일 설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가능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하면 쉽지 않겠지만 ‘반드시 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있으면 못할게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도심 속 자연을 느끼면서 관광객들의 흥미까지 유발할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가능할 것’이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을 모으다보면 현실이 될 수 있다. 태화강이 제1호 순천만 국가정원과는 차별화되면서도 보존과 개발이 공존하는 ‘어메이징’ 국가정원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왕수 정치부 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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