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제 사이 구간은 더 침식

바위까지 드러나 안전 위협

나사주민 철거 등 대책 요구

▲ 울산 울주군이 서생면 나사해안 모래 퇴적을 위해 이안제를 설치한 이후 이안제 배후 구간의 퇴적은 원활해진 반면 이안제 사이 구간의 침식이 심해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울산 울주군 서생면 나사 해안의 모래 퇴적을 유도하기 위해 울주군이 설치한 이안제가 오히려 광범위한 침식을 유발해 안전 위협 요인까지 된다는 주민들 주장이다. 군은 지난 1년 동안의 모니터링을 통해 침식보다 퇴적이 우세하게 발생한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현장 곳곳에서 침식이 가속화되는 것이 확인돼 재검증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찾은 나사 해안. 40m 길이의 이안제 2기가 설치된 배후에는 폭 20m가량의 해안선이 형성돼 있었다. 반면 이안제 사이 구간은 모래가 완전히 사라지고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군은 나사해안의 침식을 막기 위해 지난 2018년 40m 길이의 이안제 2기를 우선 설치하고, 올해 5월까지 1년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안제 양쪽 배후에는 모래가 퇴적된 반면 이안제 사이 200m 구간은 침식이 심화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군은 퇴적이 침식보다 우세한 만큼 이안제 설치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 100m 규모의 이안제 추가 설치는 취소하고 침식 구간에 양빈 작업을 실시해 해안선을 유지키로 했다.

그러나 최근 잇단 태풍 내습 후 침식이 갈수록 심해져 현 상태 유지가 어렵다는 우려다. 이안제 설치 전 3m 이상의 해안선이 유지되던 구간은 대규모 침식으로 모래가 사라져 도로변 옹벽 아래에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바위까지 드러난 상황이어서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었다.

지난해 태풍 내습 당시 보수한 해안 진입 다리는 모래 유실로 바닥과 1m 이상 이격됐다. 10호 태풍 크로사 내습 당시까지 다리를 받치고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은 13호 태풍 링링 내습 후 떨어져 나갔고 해안은 20㎝가량 낮아진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이안제 사이를 오가는 해류가 거세지면서 해안도로 인근 민가까지 파도가 날아들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나사 주민 박만순씨는 “해안 침식이 심해질 경우 옹벽 안전성이 떨어져 도로는 물론 도로와 접한 건물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태풍의 강도가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도 각종 악영향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강한 태풍이 닥칠 경우 더 큰 피해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민들은 이안제 설치 사업을 실패로 간주하고, 추가 이안제 설치나 현 이안제 해체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모니터링 용역 결과 일부 구간에서 소폭 침식이 발생하고 있지만 양빈 작업으로 유지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안제 설치 비용보다 양빈에 들어가는 예산이 월등히 적은 만큼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추이를 살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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