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복원 위한 2차 실증 실험…9시 50분부터 1시간 개방
부산 강서 농민들, 트랙터 끌고 하굿둑 인근 반대집회 예고

지난 6월 32년 만에 열렸던 낙동강 하굿둑이 내일 1시간 동안 다시 열린다. 

환경부는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부산시,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17일 낙동강 하굿둑을 다시 열어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실증실험을 한다고 16일 밝혔다.

환경부는 오전 9시 50분께부터 1시간가량 하굿둑을 개방해 소금 성분(염분) 침투 거리와 주변 영향을 살필 예정이다.

이번 실험은 낙동강 하구의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섞임) 생태계 복원을 위한 것으로, 지난 6월 6일 32년 만에 하굿둑을 개방해 바닷물을 흐르게 한 1차 실험에 이어 3개월여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1차 실험에서는 하굿둑 좌안 주수문 1기(8번 수문)를 38분간 개방했으며, 예측치보다 다소 증가한 염분 침투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지하수 염분 변화, 하굿둑 외측(바다) 염분 및 부유물질 농도 변화, 하굿둑 수문 같은 구조물 안전 등에 영향이 없었다고 환경부는 전했다.

이번 2차 실험에서 환경부는 1차 실험 결과를 모의계산에 반영해 세부 추진계획을 세웠다.

17일 오전 9시 50분 8번 수문을 열어 20분 뒤 완전 개방 상태에 도달하면 20분간 이 상태를 유지하고서 오전 10시 30분 수문을 닫기 시작해 오전 10시 50분 완전 폐쇄 상태로 돌려놓는다는 게 환경부 계획이다.

1시간 수문을 개방하면 바닷물 약 120만t(1차 실험 때 64만t)이 유입될 전망이다. 침투 거리는 하굿둑 상류 10㎞ 이내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민물보다 밀도가 큰 바닷물은 주로 하천의 저층으로 가라앉아 침투하며, 침투한 바닷물은 약 8∼9㎞ 지점에서 약 1.0psu(바닷물 1㎏당 염분 총량을 g으로 나타낸 단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닷물 유입 종료 1시간 이후부터는 민물이 원래대로 흐르기 시작하면서 3∼5일 이내에 바닷물 유입 전 염분 농도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환경부 등 5개 기관 연구진은 하굿둑 내측과 외측 주요 지점에서 고정 및 이동 선박, 고정식 염분측정 장치, 저고도 원격탐사 등을 활용해 염분 변화를 측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업·공업용 관정, 연구관측용 지하수 관정 등 52개 관정의 관측 자료를 활용해 하굿둑 주변 지역 지하수 수위와 염분 변화를 측정한다. 

환경부는 “바닷물 유입으로 인한 수질 및 수생태계 변화, 민물 방류에 따른 부유물질 등 해양환경 변화, 하굿둑 수문 안전성 등도 다양한 조사로 영향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하굿둑 상류 취수원뿐 아니라 인근 농·어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등 5개 기관은 농민들이 하굿둑 상류 15㎞에 위치한 대저 수문을 통해 서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번 실증실험으로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반대해온 부산 강서지역 농민들은 2차 실증실험에 또다시 반발했다.

농민 200여명은 17일 오전 낙동강 하굿둑 인근인 부산 사하구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 관리단 앞에서 집회를 열어 하굿둑 개방 반대 목소리를 높인다.

‘하굿둑 결사반대’ 등이 적힌 현수막을 부착한 트랙터 30여대도 집회에 동원될 예정이다.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반대 강서구 농업인 협의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농업피해 대책 없는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을 반대한다”며 “농업인 참여 없는 하굿둑 수문 개방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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