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원 전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장

울산시가지와 시내버스에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문에도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었다는 보도와 지정에 따른 관리방안이 제시되는 한편 관심 있는 시민들의 기고문도 보도되고 있다. 국가정원 지정은 시민들의 참여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노력의 결실이다.

필자는 1992년 11월27일, 10여년 남은 공직을 고향 울산의 환경개선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신념으로 환경부에서 울산시로 자리를 옮겨 ‘태화강 살리기와 생태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일을 맡았다. 당시를 회상해보면 오염의 강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나게 된 과정을 몇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태화강변에 사계절 푸른 숲을 이루고 있는 십리대숲이 건설교통부의 하천정비계획에 포함돼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울산시와 태화강보존회 등이 합심해 막았다.

둘째, 태화강 하천호안을 치수만을 위한 시멘트콘크리트로 설치하므로 죽음의 하천이 되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연식생대로 바꾸자고 주장해 호안이 식생대로 바뀌어 각종 식물들이 잘 자라고 강물에까지 늘어져 물고기가 서식하는 살아있는 하천으로 바뀌었다.

셋째, 현 삼호섬 생태공원에서 문수고등학교 앞까지 직강 둑을 쌓아 택지를 조성하려는 것을 하천보전을 위해 반대하고 환경단체와 언론의 도움을 받아 지켜내므로 삼호섬 생태공원이 조성됐다.

넷째, 생활하수가 태화강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차집 관거를 설치, 용연·언양·삼호·농소하수처리장으로 유입시켜 처리(생물학적)후 방류하고 현대자동차 선적부두 보호를 위해 강 하류에 설치 된 방사보를 철거하여 강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했다.

다섯째, 태화강생태공원조성 계획을 수립 중앙부처와 협의하고 시민들의 동의를 위한 TV, 라디오 대담과 공청회 등으로 여론 수렴을 거쳐 사유지에 대한 땅 한 평 사주기운동도 전개했고 1차로 삼호섬, 2차로 태화지구, 3차로 무거지구로 연차별로 조성계획을 수립, 시행했다. 로얄예식장이 있던 자리에 태화루도 복원했다.

태화강살리기와 생태공원 조성계획을 수립 추진한 시장과 필자도 퇴임하고 후임 시장들과 후배들이 열성적으로 추진하여 국가정원 지정을 받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국가지정정원의 운영관리방안에 대한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

첫째, 태화강정원과 순천만정원을 비교하면서 순천만보다 개성있는 정원운영관리안을 만들어야 한다. 순천만정원은 오천·풍덕동의 논농사도 제대로 못 짖는 상습침수구역에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2455억원(국비 469억원)을 투자하여 111만2000㎡에 491종 42만500그루에 각종 나무를 심어 조성했다. 반면 태화·삼호지구로 구분돼 있는 태화강정원의 태화지구는 용금소(태화루)에서 명정천에 이르는 옛 태화들로 하천부지 53만1000㎡에 조선시대부터 심어져 내려오는 대나무를 주제로 실개천과 초화단지가 조성돼 있고, 삼호지구는 기존 대숲 6만5000㎡에 12만5000㎡를 확장하여 철새서식지와 잔디마당, 은행나무 정원 등으로 조성돼 있다. 태생적 차별화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 태화강정원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한정된 면적으로 인해 많은 방문객이 왔을 때 주차할 공간이 없으며 접객업소(식당, 휴게소)도 부족해 충분한 공간 확보가 시급하다.

셋째, 태화강정원 동쪽지역인 태화강 양면 둔치를 따라 철새도래지인 동천강 하류와 태화강하류까지 연결된 탐방로를 설치하고, 태화강 국가정원 보조정원을 만들어야 한다. 순천만정원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정원 5㎞ 떨어진 위치에 연안 습지(람사협약 등록, 습지보호지역, 문화재 명승지, 생태 관광지역)가 있어 국가정원을 관람한 후 연안 습지에 가서 갈대와 갯벌 속에 어족,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태화강을 살려놓고 대나무 숲을 보존하기 위해 태화강생태공원조성계획을 수립 추진해 오늘에 태화강국가정원지정에 기초를 만든 당시 관계공무원, 학계, 언론계, 환경단체들의 고견을 수렴해 태화강국가정원의 세부설치 안과 관리운영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수원 전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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