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의 모기업인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탈황·정제 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와 인근 쿠라이스 유전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벽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불이 나 가동이 전격 중단됐다. 이들 시설은 하루 처리량이 700만 배럴로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70%에 달한다. 이번 드론 공격에는 무인기 10대가 공격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기에 3~4㎏가량의 폭탄을 탑재해 원하는 목표를 타격하면 인명 살상뿐 아니라 핵심시설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전투기나 미사일 등이 아닌 저렴한 비용의 조악한 수준의 무인기로도 국가핵심시설을 마비시키거나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갖는 의미와 파장은 각별하다 할것이다.

우선 군 당국이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적이 유사시 드론을 이용해 국가핵심시설을 공격하고, 평시에도 각종 테러수단으로 동원할 가능성이 이번 사우디 ‘테러’에서 입증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한 무인기에 대당 3㎏의 폭탄이 실렸다고 가정하고 10대가 동시에 ‘벌떼’ 공격을 가할 경우 30㎏의 폭탄이 투하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군당국은 방사성 물질이나 생화학물질을 탑재한다면 인명 피해규모는 상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각종 무인기와 무인공격기를 생산 배치하고 있는 북한을 마주하고 있는 처지여서 국방안보 차원에서 면밀한 대응책과 후속조치를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산업단지와 원전 등 국가 주요시설이 밀집한 산업수도 울산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울산에는 가동중인 신고리원전 3·4호기와 공사중인 5·6호기를 비롯해 국가산업단지 2곳과 대규모 정유시설과 석유화학단지, 국내 1위 액체물류 중심항인 울산항 등 주요산업시설이 밀집해 있다. 석유화학업체가 밀집한 온산국가산단의 경우 가급 국가보안시설로 규정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지만 드론이 날아들더라도 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산업체 관계자들은 “석유화학시설이 테러의 대상이 된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현재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해 불안감이 높다”며 “민간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울산시는 당장의 대책을 세우기는 쉽지 않겠지만 만일의 드론테러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정부차원의 대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대책을 건의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업계는 우리나라의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의 석유시설 가동중단에 따른 원유 수급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며 산업체 피해 최소화에 진력해야 한다. 한국은 전체 원유의 30% 안팎을 사우디에서 들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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