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만 있었던 울산에 기술과 연구소(R&D) 등을 보유한 타 지역 중소기업 30개사가 들어 온다고 한다. 3대 주력산업과 하청업체간의 수직계열화된 울산의 산업구조에 기술강소기업이, 그것도 30개 기업이 들어온다는 소식은 희소식 중에서도 희소식이다.

그 동안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석유화학업체의 1차, 2차, 3차 하청업체들만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있었다. 이들 수많은 하청업체들은 자체 연구소는 물론 이렇다 할 기술도 없었다. 모기업체에서 시키는대로 부품만 만들었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울산의 산업은 중간 허리가 없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고 말았다.

이번에 울산시와 울산테크노파크(울산TP)가 유치한 기술강소기업 30개사는 앞으로 울산시민들을 먹여살릴 소중한 텃밭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이 시대에 기존의 기술로는 절대로 생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연기관으로 달리던 자동차가 전기차로 바뀌듯이 산업은 한순간에 다른 모습으로 전환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유치된 기술강소기업은 기존 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새로운 씨앗이 될 것이다.

특히 30개 기술강소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미래자동차, 에너지관련 소재부품 등 신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나열해보면 미래자동차 8개사, 신재생에너지 5개사, IT·3D프린팅 4개사, 기타 에너지관련 소재·부품 13개사다. 모두 기존산업을 대체할 수 있거나 기존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자동차는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산업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IT·3D프린팅 사업은 울산광역시가 집중적으로 키우는 산업이다.

이 가운데 울산시와 울산TP는 연구개발비 24억원 등 33억원을 확보해 공동연구개발(9개사), 시제품 제작·시장조사·마케팅 등 기술화사업(8개사), 신산업 육성과제 발굴·기획사업(2개사)을 벌이기로 했다고 한다.

울산의 산업은 지금 홍역을 앓고 있는 상태다.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여기서 좌초될 지, 아니면 오히려 우뚝 설지 알 수 없는 불안정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여기다 강대국들의 치열한 경제전쟁과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수출갈등, 국내경제의 불황 등 한치도 내다 볼 수 없는 오리무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강소기업 30개가 온다니 이보다 더 환영할 만한 일도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이들에게 다양한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이다. 또 이 기업들이 울산에서 더 많은 신산업을 일으켜 세우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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