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태화로터리서 발견...도심 출몰 매년 증가세

▲ 17일 새벽 울산 도심을 휘젓고 다니는 멧돼지. 울산지방경찰청 제공

어제 태화로터리서 발견
삼산동까지 경찰과 추격전 벌여
순찰차 수차례 들이받고 달아나

도심 출몰 매년 증가세
2년새 남구지역 3배 이상 증가
안전 차원 근본적인 대책 필요

올들어 울산지역에 한달 평균 100건 이상, 현재까지 모두 975건의 멧돼지 출몰 신고가 접수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농촌 뿐 아니라 도심에까지 출몰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7일 울산 남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12분께 남구 태화로터리 인근에서 멧돼지 1마리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태화로터리에서 900m가량 떨어진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멧돼지를 발견했으나 멧돼지는 그대로 도주했다.

이 때부터 경찰과 멧돼지의 5㎞에 걸친 추격전이 시작됐다. 멧돼지는 이 고등학교에서 700m 떨어진 태화강 번영교까지 달아나다가 남구 삼산동 도심 쪽으로 방향을 틀어 달아났다. 오전 3시38분께 지구대에서 엽총을 받은 엽사까지 출동해 추격전에 합류했다. 경찰은 백화점과 상점이 밀집한 삼산동으로 이동한 멧돼지를 발견하고 공포탄을 쏘면서 추격했다.

삼산동 주택가에서 순찰차와 맞닥트린 멧돼지는 순찰차를 수차례 들이받은 뒤 태화강변 쪽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순찰차 8대를 동원해 태화강변 주변을 수색했으나 멧돼지를 발견하지 못했고, 상황은 종료됐다. 구청은 이날 오후까지 수색견 등을 동원해 멧돼지를 찾는데 주력했으나 실패했다.

▲ 멧돼지에 들이받혀 파손된 순찰차 모습. 울산지방경찰청 제공

포획단 관계자는 “60~70㎏ 정도 나가는 멧돼지로 인근 야산에서 먹이를 찾아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멧돼지를 쫓는 과정에 순찰차가 파손됐으나 다행히 새벽시간이어서 인명과 재산 피해 등 주민 피해 접수는 없었다.

문제는 도심지역에 멧돼지 출몰이 최근 몇 년 새 부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1일 오후 5시께에는 울산대공원 아쿠아시스(물놀이장) 뒷편 산책로에 멧돼지 두 마리가 출몰했고, 지난해 8월에는 남구 신정동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멧돼지가 출몰해 입주민과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 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까지 울산지역 5개 구·군에 신고된 멧돼지 출몰건수는 975건으로 지난해 전체 884건을 훌쩍 넘었다. 울주군(573건)과 북구(218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남·동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도심지역인 남구의 경우 2017년 3건에서 올해는 3배 이상 증가한 19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포획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는 멧돼지 출몰 신고가 접수되면 기동포획단에 요청해 포획을 하는 방식이나, 올해 5개 구·군의 포획건수는 181건(18.5%)에 불과하다. 따라서 개체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먹이는 부족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 같은 멧돼지 출몰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고가 들어오면 포획단을 통해 포획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면서 “자주 출몰하는 야산에 트랩, 덫 등을 설치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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