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집시의 노래’는 시대마다, 나라마다 여러 작곡가에 의해 표현돼 왔다. 자기가 경험한 집시들의 현상을 독창곡으로, 합창곡으로, 오페라의 한 부분으로, 바이올린 독주곡 등으로 표현한 것이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집시의 노래, 파블로 데 사라사테(1844~1908스페인)의 찌고이너 바이젠(Zigeunerweisen Op.20), 브람스의 ‘집시의노래’(Gypsy Airs), 안토닌 드보르작(1841~1904)이 작곡한 ‘집시의 노래’ 등이 많이 연주된다.

그 중 안토닌 드보르작이 작곡한 ‘집시의 노래’의 내용과 음악을 소개하려고 한다. 작곡가 드보르작은 체코의 시인 아돌프 헤이두크(1835~1923)의 시집 <집시의 선율>에서 마음에 와 닿는 시를 선택하여 곡을 썼다.

이 시를 쓴 헤이두크는 슬로바키아 산악지역에 사는 집시들의 투박한 모습이 이미 각 도시와 나라를 떠도는 보헤미안들 보다 더 집시들의 전통적인 모습에 더 가깝다고 느끼고 그들의 전통시를 발췌하여 시집을 완성했다.

이 드보르작의 ‘집시의 노래’는 체코 프라하 출신으로 비엔나에서 30여년 동안 오페라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던 테너 구스타프 발터(1834~1910)에 의해 독일어로 초연되었다. 발터는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이 노래를 정성껏 부르며 자기의 독창회나 어떤 연주에서도 이 노래 부르기를 즐겨 하며 ‘집시의 노래’를 확산시키는데 공을 들였다.

드보르작은 이후에도 헤이두크의 시 중에서 ‘나는 피들러 연주가’라는 남성 합창곡을 썼으며, 이 합창곡을 그의 ‘교향적 변주곡’으로 편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곡들의 특징은 집시들의 삶과 정열, 그들의 사랑과 자유에 대한 열망, 멜랑콜리한 분위기의 표현들이 음악 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난다는데 있다.

드보르작의 ‘집시의 노래’는 모두 7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7곡은 제1곡-내 노래여 퍼져라, 제2곡-들어라 트라이앵글을, 제3곡-숲은 조용하게, 제4곡-내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 제5곡-리듬을 맞춰서, 제6곡-가벼운 옷, 제7곡-매는 자유롭게 등이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합창지휘박사

■#추천음악 : 안토닌 드보르작-Gypsy Songs OP.55(집시의 노래) Jennifer Johnson Cano, mezzo-soprano. Christopher Cano,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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