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태화강의 기적을 꿈꾸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나왔다. 이름하여 ‘시민의 꿈 태화강 프로젝트’. 용역 이름으로 표현하면 ‘태화강 비전 프로젝트’다. 울산시는 지난해 5월 이 용역에 착수해 올해 7월 완료했다. 울산발전연구원이 수행한 연구용역을 실천에 옮기는 비용은 4218억원이며, 기간은 2020~2040년이다. 울산시는 앞으로 20년 동안 약 4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5대 전략과 40개 세부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된 ‘태화강 비전 프로젝트’는 국가정원 프로젝트 보다 범위가 훨씬 크고 세부적이다. 또 20년 동안 실천할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하고 있어 시민들의 공감도 크다. 특히 5가지로 추린 전략도 눈여겨 볼만하다. 5대 전략은 녹색문화유산 태화강, 도시재생과 연계한 태화강, 생태정원 태화강, 놀고 싶은 태화강, 사통팔달의 길 태화강 등 5개다. 이 전략은 태화강을 중심으로 한 울산의 총체적인 울산프로젝트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5가지 전략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5가지 전략 가운데 무엇이 우선이고 무엇이 가장 나중에 해야 할 일인지 알 수 없다. 자료상 제시된 순서만 보면 가장 중요한 분야가 바로 ‘녹색문화유산 태화강’임을 알 수 있다. 그 다음 순위가 도시재생과 연계한 태화강, 생태정원 태화강, 놀고 싶은 태화강, 사통팔달의 태화강 등의 하부개념들인 것 같다.

태화강 비전 20년 프로젝트는 전략의 경중과 순서, 예산배정 등이 명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태화강 비전 프로젝트의 ‘녹색문화유산 태화강’은 5대 전략의 최우선에 둬야 하는 중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태화강의 존재가 전제돼야 도시재생과 생태정원 등 하부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나머지 4개 전략은 지방정부의 교체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한 것들이다. 전문가들은 5가지 전략을 수평적으로 나열하지 말고 입체적·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하게 된 배경을 2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번째 그 동안 자연생태 중심의 태화강 관리로 하천 외적인 요소(역사문화·공공성·관광·접근성)가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 두번째 태화강 살리기의 성공자산을 지역경제와 연계할 수 있는 중장기 비전과 계획이 없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울산발전연구원의 이번 프로젝트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울산시의 지나친 욕심과 조급증은 20년 계획을 그르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태화강은 아직 탐구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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