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천서도 확진판정 받아
잔반급여 않고 울타리도 설치
파주 농가와 역학관계도 없어
야생 멧돼지 전염 가능성 낮아

▲ 18일 경기도 연천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두건 연달아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감염 경로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파주 농가에 이어 이날 오전 확진된 연천 농가 역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할 특별한 의심 사유는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원인으로는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남은 음식물을 먹이거나 △농장 관계자가 발병국을 다녀왔거나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이 지목돼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연천 발생 농장은 파주와 마찬가지로 잔반을 급여하지 않는다”며 “울타리도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며 “구제역은 공기 전파가 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어떻게든 접촉을 해야 감염되기 때문에 (특정한 가능성을)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감염 경로로 흔히 지목되는 야생 멧돼지에 대해서도 당국은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당국이 진행 중인 역학조사는 최대 6개월까지 시간이 걸려 하루 사이에 잇따라 터진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 경로가 확인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 역시 “파악한 바로는 첫 발병 파주 농장과 이날 확진된 연천 농장 간 분뇨·사료 등 차량 이동은 없었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유입 경로가 아직 안갯속이지만 앞서 5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먼저 발병한 북한과의 관련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많다. 이번 두 건의 발생 지역이 모두 휴전선 인근 접경지역인 파주와 연천이라 더욱 그렇다.

다만, 환경부는 전날 ASF가 발생한 파주 농가 주변을 점검한 결과 야생멧돼지 전염에 의한 발병 소지는 희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 진단 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구제역과 달리 간이 진단키트가 없어 혈액 샘플을 채취해 경북 김천에 있는 검역본부까지 가져가 검사하는 방식으로 진단이 이뤄진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진단을 위해서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Real Time PCR Machine)라는 기기를 사용한다. 통상 5000만원~1억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로, 아프리카돼지열병 외에도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각종 가축전염병을 진단할 수 있다.

진단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이 의심되는 돼지를 채혈하고, 유전자만 추출해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반응을 보이는 유전자 서열을 증폭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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