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 성폭행·살해 혐의로

무기징역 받아 20년 넘게 복역

화성연쇄살인 3건의 유류품과

DNA 일치해 용의자로 지목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용의자로 지목된 이모(56)씨가 20년 넘게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995년부터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왔다. 이씨는 1994년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었다.

그동안 이씨는 수감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징벌 등을 받은 적 없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1급 모범수’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범수는 생활 평가에 따라 1~4급으로 나뉜다.

수감생활 중 외출을 한 적은 없었고 교도소 접견이 가능하게 된 지난 2006년부터 어머니 등 가족의 면회가 종종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손재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2011년, 2012년 수감자 도자기 전시회에 직접 만든 도자기를 출품할 정도였다.

부산교도소 한 관계자는 “1급 모범수인 이씨가 무기징역이 아닌 일반 수용자였다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부산교도소는 이씨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것으로 밝혀지자 이씨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무기수 여러 명이 같이 생활하는 혼거실에서 혼자 방을 쓰는 독거실로 옮겨졌다.

이씨는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관련된 사건 10건 중 3건에서 나온 유류품 DNA와 일치해 용의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그는 경찰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이 2010년부터 관리해 온 ‘수형자 디엔에이(DNA) 데이터베이스(DB)’에 용의자 DNA정보가 등록됐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산하 DNA화학분석과 관계자는 이날 “경찰이 보관하고 있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에 대해 대검이 관리하는 수형인 DNA DB에 저장된 신원확인 정보 등을 확인해 경찰에 지난달 9일 통보했다”고 밝혔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 알려진 이 모씨의 DNA정보는 2011년 10월 채취해 이듬해 1월 DB에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검찰은 확인된 DNA정보가 언론에 용의자로 보도된 ‘처제 성폭행 살인범’ 이씨가 맞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수형인 DNA DB에는 지난달 기준으로 총 16만9180명의 DNA 정보가 수록돼 있고 2247건의 미제사건에 활용됐다”며 “이렇게 확인된 경우 동일인이 아닐 확률은 ‘10의 23승’ 분의 1”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경찰이 채취한 DNA정보 외에 검찰이 별도로 채취한 이 사건 관련 DNA정보가 추가로 있다고도 밝혔다. 박진우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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