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촉구 시위...160여개국 400만명 참가
남극선 과학자들도 동참

▲ 국제 기후행동 주간을 맞아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에서 참가자들이 대형 지구 풍선을 전달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되새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청소년들이 20일(각국 현지 시간) 지구촌 곳곳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와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정치권과 기성세대를 향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를 주최한 환경보호단체 ‘350.org’는 이날 한국 서울을 비롯한 전 세계 160여개국 수천 개 도시 또는 마을에서 펼쳐진 기후변화 대응촉구 시위에 약 40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베를린 시위에 1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고, 호주 멜버른과 영국 런던에서도 비슷한 수의 청년이 시위를 벌였다.

미국 뉴욕에서는 6만 명이 로어맨해튼 거리를 행진했다고 시 당국이 밝혔으나, 주최 측은 참가 인원이 25만 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필리핀 마닐라, 우간다 캄팔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 다른 대륙의 주요 도시에서도 역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수만 명이 각각 거리로 몰려나왔다. 심지어 남극에서도 과학자들이 집회를 했다고 NYT는 전했다.

청소년 환경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스웨덴의 10대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는 이날 뉴욕 집회에 참석해 “지금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우리”라면서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외에 미국 50개 전역에서 비슷한 집회가 열렸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화석연료를 거부하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학생 수백 명이 시청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고, 유명 배우 돈 치들과 제인 폰다도 여기에 동참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기후 파업’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브라질에서는 최악의 산불 사태를 겪고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원주민들이 시위에 참여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퇴진과 그의 아마존 개발 정책 폐기를 주장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10살짜리 청소년들도 수업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와 “자본주의 반대”, “우리를 구경만 하지 말고 동참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이 행성은 상상 속의 내 남자친구보다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장난기 어린 현수막도 등장했고, 인도 뭄바이에서는 빗속에서도 자기 몸보다 큰 비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거리 행진을 했다.

NYT는 현대사에서 부자 나라부터 가난한 나라에 이르기까지 청년 운동이 이토록 광범위하게 펼쳐진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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