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우리 말을 정확히 표기하고, 발음하는 것을 규정하는 ‘한글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이 1988년 1월에 고시되었다. 이 중 ‘표준어 규정’ 내용은 제1부 표준어 사정 원칙, 제2부 표준 발음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준 발음법에는 자음과 모음, 소리의 길이, 받침의 발음 등으로 표준 발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 규정을 근거로 <받침 ‘ㅎ’의 발음>을 이해하려면 ‘제2부 표준 발음법’의 ‘제12항 받침 ‘ㅎ’의 발음은 다음과 같다.’를 찾아보면 된다. 우리가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하려면 문자를 활용하는 문자언어와 음성을 이용하는 음성언어 분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언어생활의 70% 이상을 음성언어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면 받침 ‘ㅎ’ 발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놓고’가 ‘[노코]’로 발음하는 현상의 근거를 찾아보도록 하자. 제12항 1. ‘ㅎ(ㄶ, ㅀ)’ 뒤에 ‘ㄱ,ㄷ,ㅈ’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서 [ㅋ,ㅌ,ㅊ]으로 발음한다. 이런 같은 사례를 보면, 좋던[조턴], 쌓지[싸치], 많고[만코], 않던[안턴] 등이다. 이 발음 현상을 음운론 차원에서 설명하자면 ‘격음화’현상이라고 할 수 있고, 다르게 표현하면 ‘거센소리’이다.

다른 발음 경우를 살펴보면, ‘놓소’는 ‘[노쏘]’로 발음한다. 이것은 2. ‘ㅎ(ㄶ, ㅀ)’ 뒤에 ‘ㅅ’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ㅅ’을 [ㅆ]으로 발음한다. 같은 사례를 보면, 닿소[다쏘], 많소[만쏘], 싫소[실쏘] 등이다. 이런 음운 현상은 ‘경음화’이고, ‘된소리’라고도 표현한다.

이런 사례도 있다. ‘놓는’을 ‘[논는]’으로 발음하는 현상이다. 이것은 3. ‘ㅎ’ 뒤에 ‘ㄴ’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ㄴ]으로 발음한다를 적용한 것이다. 같은 경우에는 쌓네[싼네]가 있다. ‘비음화’ 음운 현상이다. 한 가지 더 발음 사례를 보면, ‘놓아’를 ‘[노아]’로 발음할 수 있다. 이 발음 근거는 4. ‘ㅎ(ㄶ, ㅀ)’ 뒤에 모음으로 시작된 어미나 접미사가 결합되는 경우에는, ‘ㅎ’을 발음하지 않는다. 를 근거한 발음 현상이다. 같은 경우로 낳은[나은], 쌓이다[싸이다], 많아[마나], 닳아[다라] 등이 주요한 사례가 된다. ‘ㅎ’탈락 음운 현상이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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