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숙 울산시 중구 다운동

울산에 있는 유일한 문학관, 오영수 문학관 가는 길이다. 오영수문학관은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선생이 연주하시던 만돌린, 데드마스크, 저서 등 500여점의 유품이 방문객을 반긴다. 오영수선생은 우리나라 단편문학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울산출신 소설가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널리 알리기 위해 오영수문학관을 건립, 2014년 1월21일 개관했다.

이 곳에선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시민 누구나 언제든지 부담없이 찾아갈 수 있다. 선생의 호를 딴 ‘난계창작교실’은 제2의 오영수 선생을 꿈꾸는 예비문인들의 호응을 얻는 문학강좌다. 시화전도 수시로 열린다. 영화상영과 인문학 특강도 등의 프로그램도 있다.

나는 이런 오영수문학관을 일주일에 보통 두세 번 찾아간다. 그런데 문학관으로 가는 길이 많이 위험하다. 자가용을 타면 별 문제가 없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십여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그 길에 인도가 한 쪽에만 있기 때문이다. 그 인도도 많이 좁다. 버스 정류소는 문학관 앞이 아니라 언양성당과 삼성아파트 앞에 있다. 문학관에 가려면 부득이하게 많이 걸어야 한다.

성당 앞에서 내려 걸어가면 삼성아파트에 내려 걷는 것보다는 빠른데 가는 쪽에 인도가 없어 길을 건너서 걸어가야 한다. 문학관 앞에 가서는 다시 길을 건너 문학관으로 올라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 도로는 청도, 경주, 밀양 가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차가 많이 다닌다. 인도가 없는 그 길에 몇 채 안되지만 주민이 살고 있는 집이 있다. 그 집 앞은 안전장치인 펜스도 없고 문만 열면 차가 쌩쌩 달린다. 그들은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주민들도 버스정류장에 내려 자기 집을 가려면 길을 건너갔다가 건널목도 아닌데서 다시 길을 건너야 한다.

문학관에서 인문학 콘서트나 추모행사 등 큰 행사를 할 때면 대중교통 이용자가 많아진다. 주차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탄다. 도로에 건널목도 없고 인도도 없으니 차는 얼마나 속력을 내는지 걷기가 무섭다. 이 길을 자주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같은 애로 사항을 말한다.

좁은 도로에서 인도조차 없다면 보행자는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불안하긴 운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건널목이나 인도가 없는 곳에서 보행자의 통행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고가 났을 시 운전자의 과실로만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물론 길이 좁고 또 길을 내려면 주민이 살고 있는 땅도 들어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주민과 잘 의논해서 서로가 불편하지 않게 다녀야 하지 않겠는가.

오영수문학관은 울산시민이 이용하는 문학관이고 전국 어디서나 찾아오는 문학관이다. 문학관을 찾아가는 사람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다녀야 한다. 인도를 내기 힘들면 문학관 앞에 버스정류소라도 만들어 시민들이 불편없이 다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울산시나 울주군이 문학관을 건립할 때 이런 점을 감안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조정숙 울산시 중구 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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