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랑 신부에게 보내는 편지

-이현정 울산보람병원 산부인과 과장

이제 아침저녁으로 찬기운이 드는 가을입니다. 봄도 그렇지만 가을 역시 결혼 시즌입니다. 혼수를 준비하러 다니는 예비 부부들의 모습이 다정해 보입니다.

 결혼 준비에 관한 걱정도 걱정이지만 2세에 대한 걱정도 있으실거예요. 아이를 잘 가질 수는 있을까, 내몸에 무슨 이상은 없을까, 병원에 가봐야 하는건 아닐까, 사실 병원에 온다는게 그리 쉬운일은 아니겠지요.

 그럼 무슨 검사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자궁암 검사 및 초음파로 자신의 자궁과 난소의 상태를 체크하고, 간염 등의 전염성 질환은 없는지, 또한 간염에 대한 항체는 있는지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태아에게 매우 치명적인 풍진 검사와 함께 빈혈은 없는지, 간기능은 건강한지에 대한 검사를 해야 합니다. 또한 젊은 분들이 소홀히 하기 쉬운 고혈압, 당뇨의 유무를 검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고혈압과 임신이 동반되면 일반적으로 임신중독증이라 불리는 위험한 질환이 생겨 산모의 뇌출혈, 간출혈, 경련, 태반 조기 박리, 태아 사망 등의 아주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당뇨가 있는 것을 모르고 당조절이 되지 않은 채로 임신을 하게 되면 기형유발의 가능성이 높고, 당뇨약을 복용중이시거나 갑상선약을 복용중인 분들은 태아에게 해가 없는 인슐린이나 또는 다른 종류의 갑상선 약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만일 당분간 임신을 하지 않을 분들이시라면 피임을 고려해야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임신은 무분별한 낙태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죠. 분만을 하지 않은 분들의 경우 루프를 삽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루프는 자궁 내막의 성상을 변화시켜 정작 임신을 원할 때 불임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콘돔의 경우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피임 실패율이 높습니다. 보통의 경우 매일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경구 피임약이 가장 피임 실패율도 낮고 부작용도 적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이미 가진 분들은 신혼여행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가면 비행기는 몇시간이나 타도 되는지, 여러가지 결혼 준비로 스트레스가 많은데 아기에게 해는 없을지 등등 걱정이 많을 겁니다.

 임신 초기인 분들이시라면 일단은 조심하는 게 좋겠지요. 등산 등 무리한 행동도 삼가셔야 하구요. 복통이라든지 질출혈 등의 증상이 없다면, 여행은 상관이 없으며 비행기 여행도 가능합니다.

 앞서 말한 증상들이 있을 때에는 즉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시는 것이 좋으나 해외에 있을 경우 이럴 때 병원에 가기가 어렵다는 점을 꼭 유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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