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제17호 태풍 ‘타파’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던 울산은 지난 금요일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나흘간 총 226.9㎜의 비가 내렸다. 특히 북구 매곡에는 345㎜의 폭우가 쏟아졌고, 울주군 간절곶에도 300㎜에 가까운 폭우가 기록됐다.

울산은 이번 태풍으로 48곳의 도로가 침수되고, 신호등과 전신주, 가로등, 교통표지판 등 공공시설물도 22건 파손됐다.

지구는 둥근 구형으로 태양으로 받는 열이 저위도와 중위도, 고위도가 고르지 못하다. 따라서 적도 부근의 남는 열에너지를 고위도로 옮기는, 태풍이 피해를 낳는 측면을 제외한다면 전지구의 열적평형을 위해 태풍이 지구상에 꼭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개 태풍은 바닷물 온도가 약 27℃ 이상인 해수면에서 발생해 높은 수온에서 증발하는 수증기를 머금고 성장하는데, 우리나라 주변 해수온도는 태풍의 세력이 유지될 만큼 고온의 해수역이 이어서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에서는 세력을 잃어버려 소멸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전지구의 해수온도가 1℃ 이상 상승을 하고, 한반도는 전지구보다 2배 이상 지구온난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나라 주변 해수온도도 상승해 엄청난 위력으로 피해를 낳은 ‘타파’와 같은 가을 태풍이 2020년 이후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51년부터 10월 태풍은 총 5개가 발생을 했는데, 통계치로만 보면 10월 태풍 발생은 0.1개로 드물지만, 이 중 2개가 모두 2010년 이후(2013년, 2014년)에 발생했다. 10월 태풍의 발생 가능성도 무시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과거 평년값을 통계치로 날씨를 예상해서는 안 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 과거와 달라진 한반도 주변의 기압배치, 또 태풍이 한반도를 향하는 통로의 직접적인 키를 쥐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의 변화를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10월 혹은 11월까지 확장하는 더 막강해진 ‘가을 태풍’에 대비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하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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