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역세권 배후지역 복합특화단지’ 조성 사업이 시작된다. 울산시, 한화도시개발, 울주군, 울산도시공사는 25일 복합특화단지 조성 사업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가 이미 상당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데다 4개 기관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직접 도시개발에 나섬으로써 신뢰성도 높다. 이번엔 반드시 역세권 개발이 이뤄져 서부권 도시확장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KTX 울산역이 개통된지 10년째 이르지만 그다지 변한 게 없다. 최근들어 상가가 달린 고층건물과 아파트 등이 조금씩 늘어나고는 있으나 상권이 형성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도시로서의 기본적인 기능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역세권 개발과 관련한 청사진들이 여러차례 다양하게 제시됐으나 실질적으로 제자리걸음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2015년 롯데가 쇼핑몰을 겸한 복합환승센터를 짓겠다고 사업제안서를 제출해놓고는 지난해 갑자기 사업변경을 이유로 사실상 백지화해 수년을 허송세월했다. 롯데도 이번에 재추진의사를 밝혔다는데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이번 복합특화단지는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일원 152만㎡에 조성된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8364억원을 투입한다. 미래차, 생명공학, 에너지 등 미래신산업 유치를 비롯해 전시컨벤션센터 확장, 연구개발과 비즈니스밸리 조성이 계획돼 있어 신성장동력의 모태가 될 전망이다. 울산시가 내년에 개관할 전시컨벤션센터가 활성화하고 롯데의 복합환승센터 구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은 부도심의 개발 부진으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넓은 면적을 가진 도시라는 특색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성남·옥교에서 삼산동으로 도심이 옮겨갔을 뿐, 시승격 50년이 넘도록 하나의 도심에 머물렀다. 급기야 제조업 불황과 더불어 도시의 성장정체도 경험하게 됐다. 이번 KTX 역세권 개발이 단순히 산업단지조성이나 일자리 확보에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부권이라는 부도심 개발의 확실한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신도시’라는 새로운 도시개발계획을 갖고 아름다운 도시 조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언양·삼남의 서부권은 우리나라 2번째 도시인 부산과 가까운데다 고속도로 진입로, KTX역 등으로 인해 다른 도시의 접근성도 높다. 기능적으로 도시 형성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영남알프스라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반구대 암각화와 언양읍성이라는 확고한 역사성도 갖추고 있다. 이같은 서부권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반드시 독창성 있는 부도심으로 성장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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