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훈 울산 남구청 공보특보

요즘처럼 고용문제로 심란했던 때가 또 있었던가 싶다. 취업준비생들은 통계의 상실감보다 체감적 박탈감이 더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시스템은 무너져 온통 뒤죽박죽이고, 온갖 애를 써보아도 돌아오는 건 허탈감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의 필사적인 해결노력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근본적 대책에는 턱없이 미흡하다. 그나마 최근에 개선조짐이 보인다곤 하지만 대부분 단기성이나 노인일자리에 쏟아 부은 재정적 효과에 불과하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세대의 고용실적은 여전히 감소세다. 그런데도 주력산업은 장기불황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느라 일자리 창출에 눈 돌릴 여력이 없다. 심지어 일부 기업에서는 구조조정까지 예고해 전래 없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게다가 70% 가까운 중소기업들은 인력미스매칭에 따른 고충을 하소연하고 있다. 이래저래 우울하고 힘든 나날이다.

선견지명인지, 타고난 민감성 때문인지, 기득권층은 자기몫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사회적 책무에 대한 성찰도 없고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서로 입장이 다르고 속내도 제각각이라는 점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이로 인해 취업이나 창업 등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의 조급함이 더욱 깊어만 가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청년들의 일자리 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시대는 노인 일자리 하나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불편해도 그게 현실이다. 세대간의 단절과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야말로 ‘공존 패러다임’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세상은 갈수록 더 좋은 쪽으로 진화하고, 불가능이라는 개념도 그저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우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뭐든 남 탓으로 돌리고, 턱도 없는 일에 알량한 자존심만 세우다가는 무거운 피로감만 쌓일 따름이다.

유명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2030년이 되면 무려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그리고 오늘날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새로운 일자리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사라진 일자리를 대체할 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 앞에 놓인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무궁무진한 기회를 누가 먼저 잡느냐가 관건이 된다. 그 출발점은 바로 일자리에 대한 고정관념의 탈피라고 본다.

남구가 올해 초 일자리정책과를 신설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모습이 돋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역특성에 맞는 양질의 맞춤형 일자리에 초점을 두고 사람·기술·콘텐츠 융합을 통한 신개념 일자리 창출에 전념하고 있다. 상생, 번영, 행복 등 미래 가치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가시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어 함께 꿈꾸고 함께 내디딘 첫 걸음이 호평을 받기에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

알다시피 VR(가상현실) 콘텐츠 허브 구축, 미래인재개발 SW전문가 양성, 비계(飛階, 구조물해체공사업) 전문인력 양성과정 등 3개 프로그램이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돼 수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민·관·산·학 4개 기관과 ‘4차 산업혁명 신개념 일자리창출 선도’를 위한 상호 협약도 체결했다. 인근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는 것도 기본적인 취지와 목적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제 3D 프린팅·AR콘텐츠·SW(코딩)·ICT 로봇·드론 전문가 양성과정까지 이뤄지면 남구의 꿈과 비전에 날개를 달게 되는 셈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그 방향성에 대한 지혜로운 선택은 향후 우리 구민들의 삶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주게 될 것이다. 더불어 보편적 기본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장기계획과 함께 차세대 기술 발굴과 투자로 미래의 대안 일자리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일방적 정책 결정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울산 제1의 경제 일자리 도시, 남구 만들기’라는 확실한 시그널을 줄 수 있도록 전 직원들이 힘을 모아 나갈 것이다. 조재훈 울산 남구청 공보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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