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유방암 예방의 달

▲ 이영택 보람요양병원 외과·유방분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노출
빈도 높고 기간 길수록 발병 위험
고지방식이·비만·큰 키도 원인
모유수유와 운동, 예방에 도움돼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예후 좋아
30세 이후부터 조기 검진 바람직

10월은 한국유방암학회가 정한 유방암 예방의 달이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유방암이 갑상선암을 제치고 국내 여성암 발병률 1위를 차지했다. 젊은 유방암 환자 역시 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이 같은 증가 추세라면 현재 20대인 여성 13명 중 1명이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유방암의 사망률은 발생 수준에 비해 낮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치료 수준의 향상으로 인해 생존율이 향상됨에도 불구하고 최근 15년 동안 우리나라 유방암 발생이 매년 12~15%씩 증가해왔기 때문에 유방암 사망률 또한 매년 12%씩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방암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신체 기관에 암 세포가 자라나는 질환인 만큼 육체적, 심리적 우울과 스트레스까지 동반한다. 이영택 보람요양병원 외과·유방분과 전문의(의학박사)와 함께 유방암 대처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유방암 조기 발견시 예후 좋아

아직까지 유방암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 내에서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에 대해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과도한 음주, 여성호르몬 문제, 가족력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의학적 근거가 부족해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영택 보람요양병원 외과·유방분과 전문의는 “유방암의 가장 큰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다. 유방세포는 일차적으로 에스트로겐의 자극으로 인해 증식, 분화하므로 초경을 시작하면서부터 폐경이 될 때까지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유방암 발생 위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면서 “유방암의 위험 인자로는 이른 초경, 늦은 폐경, 폐경 후 여성의 비만(특히 복부 비만),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 등 호르몬에 노출되는 정도가 증가하는 경우다”고 말했다.

호르몬에 노출되는 정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이 전문의는 모유수유와 운동을 권했다. 그는 “유방암은 환경적인 요인도 중요하다. 고지방식이, 과체중, 비만의 경우 유방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폐경 이후 비만인 여성은 유방암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며 키가 크면 유방암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음주, 흡연, 카페인, 피토에스트로겐, 방사능 노출에 대한 위험성이 보고된 바 있으며,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했다.

유방암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일부 환자들은 유방에 멍울이 잡혀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유방암을 발견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유방암 조기 발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을 일찍 발견하면 치료 예후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30세 이후부터 반드시 조기검진 받아야

한국 여성의 유방암은 폐경 전의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구 여성의 경우 나이가 많아 질수록 유방암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반면, 한국 여성에서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군은 40대다.

40세 이하 환자도 약 13%를 차지하는데 이는 서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라도 유방암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갖고 정기 유방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 이후부터 조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령별로 30세 이후부터는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을 추가하고,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의 임상진찰과 유방촬영술을 할 것을 권장한다. 고위험군 여성의 경우 전문의와 상담해 좀 더 이른 나이에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서적 휴식과 재충전 시간 절실

유방암 진단 후 치료과정 역시 중요하다. 체력과 면역력 증강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스트레스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이영택 전문의는 “누구나 암은 피할 수 없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생각하면 암담해지기 마련이다. 가족에게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는 절망감도 환자들에겐 큰 스트레스다. 그런데 의료인은 질병을 치료하느라고 그 병을 앓고 있는 한 인격체의 심리적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치료 만큼이나 소소한 환자의 이야기를 보듬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중년 여성의 암 관리에 있어 치료 행위와 더불어서 심리적, 정서적 휴식과 요양, 재충전의 시간이 절실하다. 왜냐하면 남편이 아프면 부인의 보살핌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아내가 아프면 돌봐줄 남편의 역할에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여성성을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우울증 때문에 체력 및 면역력이 떨어져 치료 효율성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완치에 대한 확신과 희망을 갖고 치료에 전념하면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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