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칭산강철-길산파이프, 1억2천만달러 규모 부산공장 추진

철강협회·포스코노조 반대속 기일 지나 양해각서 효력 상실

중국 칭산(靑山)강철이 국내 중소기업과 합작해 부산에 대규모 냉연공장을 건립하려 했지만, 국내 철강 업계와 금속노조 등의 반대로 무산 위기에 놓였다.

3일 부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칭산강철이 국내 중소기업인 길산파이프와 맺은 양해각서가 지난달 30일로 끝나면서 부산공장 설립이 고비를 맞게 됐다.

칭산강철과 길산파이프는 각각 6000만달러씩 투자해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 3월 부산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2만2000㎡ 땅에 연간 50만t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립하고 운영과 설비 자금 등을 국내 금융권에서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애초 공장 가동으로 5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국내 철강 대기업은 물론 부산지역 상공계까지 국내 산업 고사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5월 “칭산강철의 국내 진출은 국제 무역 규제로 인한 열연 제품 판로 축소에 대응한 우회 수출 거점과 신규 판매처 확보 의도로 파악된다”며 반대했다.

포스코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칭산강철의 대규모 냉연공장 건립은 대한민국 스테인리스강산업을 고사시키는 무분별한 외자 유치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시가 상공계와 노조 등의 눈치를 보며 입장 표명을 미루는 사이 칭산강철과 길산파이프가 맺은 양해각서 효력이 상실한 것이다.

길산파이프 측은 부산과 군산 등을 놓고 여전히 고민 중이다.

길산파이프 관계자는 “군산 보세구역도 검토 대상이기는 하지만 생산량의 50%를 중국과 일본에 수출하려 하기 때문에 물류 여건을 고려할 때 부산에 공장이 있어야 한다”며 여전히 부산 투자 의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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