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노사고용안정위 외부자문위원회가 경고성 쓴소리를 했다. 노사가 힘을 합해 전동화와 공유경제 등 미래산업에 대응하지 못하면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외부자문위원회는 조형제 울산대 사회복지학 교수,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장,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5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외부자문위원회의 쓴소리는 그냥 흘려 들어서는 안되는 굵직한 메시지였다. 참석자들은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공멸의 위기감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외부자문위원회에서 나온 큰 키워드 중의 하나는 ‘하이 로드(High Road)’ 전략이었다. 시스템만으로 만들어지는 사회(기업)를 ‘로 로드(Low Road)’ 사회라고 하는 반면 시스템에 혼과 철학을 불어넣어 열정이 충만한 사회를 ‘하이 로드’ 사회라고 부른다. 자문위원회는 현대자동차의 미래 고용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함께 열정을 쏟아붓는 ‘하이 로드’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문위원회는 앞으로 최소 20%에서 최대 40%에 달하는 제조인력의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40%의 인력이 감축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울산 현대자동차와 부품업체의 경우 거의 폭탄 수준의 지각변동이라고 할 만하다. 울산지역사회 경제 또한 요동칠 것이 뻔하다. 그 와중에 현대자동차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는 치열한 전쟁을 벌여야 한다. 그게 바로 ‘하이로드’ 전략이다.

자문위원회가 제시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미래협약’이었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패러다임 전환의 급류 속에 있다. 전기를 이용하는 전동화, 함께 이용하는 공유경제, 새로운 이동수단의 개발 등이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나오고 있다. 여기다 자동차라는 개념이 기존의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모든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는 자동차는 이제 더 이상 자동차라는 개념 보다는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날 자문위원회는 노사가 함께 국내 공장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미래협약’을 맺을 것을 제안했다. 미래의 고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만큼 실태분석을 정확하게 해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협약을 맺자는 것이다.

이번 외부자문위원회의 토론은 노사 양측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라 제3자적 시각에서 진단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문위원회의 ‘공멸’ 위기론은 그 동안 끊임없이 제시된 주장이었지만 지금처럼 노사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공감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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