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촬영소 이미 한계점 달해

천혜의 자연·최적의 조건 갖춘 울산

영화촬영지 새 대안으로 각광 기대

▲ 홍종오 영화감독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시지회장
지난 9월11일 개봉한 차승원 주연의 ‘힘을내요 미스터 리’는 16년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다룬 최초의 영화다. 이 영화는 강원영상위원회의 2018년도 로케이션 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300여명의 제작진과 영상위원회는 이 영화를 위해 강원도청 일대에 대한 전면 차량통제 협조를 얻어냈다. 또 춘천시청, 소방서, 지하상인연합회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영화의 주요 장면을 춘천시내 여러 곳에서 촬영했다. 또 춘천시민 200여명을 보조 출연으로 영화에 참가시켰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1950년 9월15일 UN군과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시행된 인천상륙작전과 연계돼 있는 영화다. ‘장사상륙작전’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 경북 영덕군 장사리에서 극비리에 진행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영화 속 육군본부와 본부 내 기자실은 강원도 춘천의 도심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수년째 비어있던 ‘조은담배공장’ 부지를 활용해 세트장으로 꾸몄다. 강원영상위원회의 2018년도 로케이션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이 두 작품 외에도 강원영상위원회는 ‘1987’ ‘안시성’ ‘마약왕’ ‘공작’ ‘강철비’ ‘남한산성’ ‘신과 함께-죄와벌’ 등 매년 다양한 분야의 영화, 드라마, 광고 제작을 유치·지원하고 있다.

‘가장 강원도적인 것을 세계적으로’라는 비전으로 2017년 3월 출범한 강원영상위원회는 매년 한국영화인초청 팸투어를 진행해 한국영화인들에게 강원도의 주요 명소를 촬영장소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그 결과 2017년 한해에만 약 15편 이상의 영화와 드라마, 광고를 유치해 지역경제와 전국적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5월29~30일 양일간 진행된 ‘2019 대전영상위원회 영상산업 관계자 및 유관기관 70여명 초청 팸투어’에 필자와 울산영화인들도 초청되어 대전 지역의 영상산업 시설 및 주요 촬영지를 둘러 볼 기회가 있었다.

1일 차엔 스튜디오 큐브, 아쿠아 스튜디오(수중촬영), 액션 스튜디오 등을 둘러보며 원스톱 영화제작 시스템을 관람했고, 2일 차엔 대전의 주요 근현대사적인 장소인 ‘태미오레’와 옛 ‘충남도청’ 등을 관람했다. 대전엑스포 부지를 철거하고 들어선 대전영상위원회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스튜디오 큐브는 중부권 영화 촬영 세트장 공백을 채우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을 유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한국영화 세트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남양주 영화종합촬영소’는 매각되어 2020년 이후 부산 기장으로 이전한다.

이처럼 영상위원회는 그 지역에 영화와 드라마 등을 유치하여 지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다양한 영상 인프라 구축을 하는 동시에 미래 지향적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영상위원회 2018년도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는 13개 지역의 영상위원회가 설립되어 있다.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이후에는 부산을 영화 도시로 구축하기 위해 ‘영화 제작 원스톱 행정지원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부산영상위원회(BFC)가 1999년 전국 최초로 설립되었다.

울산에도 영상위원회가 필요하다. 매년 한국영화의 30~40%의 촬영이 이뤄지는 부산지역이지만 2020년 이후 완공될 부산 기장군의 ‘부산영화촬영소’는 이미 한계점에 달했다. 이에 부산 지역 촬영지의 대체 지역으로서 천혜의 자연경관과 최적의 촬영 조건을 간직한 울산이 영화 촬영지로서의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 받을 수 있다.

‘2017년 한국영화인초청 울산 팸투어’와 지역영화제에 참가한 영화인들, 부산국제영화제 및 영상위원회 관계자들을 통해서 영화인들은 이미 울산의 로케이션이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다.

내년 울산국제영화제 개최 이후 울산에는 많은 영화인들이 찾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촬영 장소도 대폭 늘어날 것이다. 산업도시가 아닌 ‘영상산업도시 울산’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가 전국에 각인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울산영상위원회’의 설립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홍종오 영화감독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울산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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