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태풍소식에 바람 잘 날 없는 요즘이다. 제18호 태풍 ‘미탁’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올해 가장 막강한 슈퍼태풍인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1000㎞부근에서 일본열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일반적으로 강한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중심기압이 930hPa에서 970hPa에 달하는데, 930hPa이하의 강한 저기압과 중심부근의 풍속이 초속 50m(시속200㎞)에 달하면 ‘슈퍼태풍’으로 분류한다.

‘하기비스’는 중심기압이 910hPa에 달하고, 중심부근 바람이 초속 55m의 매우 강한 강도에, 초속 15m 강풍반경이 500㎞에 달하는 중형크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슈퍼태풍’이다. 이맘 때 발생하는 태풍에 비해 강도가 강한데다 일본열도로 바짝 붙어 북동진하는 경로 역시, 일본 남쪽 먼해상으로 빠져나가야 하는 이맘때 태풍과 다른 모습이다. 일본 남쪽해상에 중심을 둔 채 버티기를 하고 있는 올해 북태평양고기압의 모습이 기이하다. 이렇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례적으로 가을까지 힘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필리핀 동쪽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1℃ 가량 높은 29~30℃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대개 해양에 중심을 둔 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진다. 그리고 가을에 접어들어 겨울로 다가가면서 공기는 서서히 시베리아 대륙에 중심을 둔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며 차고 건조한 날씨로 변해간다. 한반도는 이번 주 초반부터 강한 세력으로 확장하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공기가 한결 차가워졌다. 경기동부와 강원내륙산지, 경북내륙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설악산은 지난해 보다 이틀 빨리(9일) 첫 얼음이 관측되기도 했다.

북서쪽에서 강하게 확장한 찬공기가 어쩌면 올해 가장 강력하게 발생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를 한반도에서 밀어내 준 셈이다. 태풍을 밀어낼 정도의 찬공기의 영향이 강해졌다는 것은 이제 따뜻한 가을보다 차가운 가을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따뜻한 옷차림과 더불어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할 때이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