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이 10일 울주군 언양읍 도시재생활성화 계획 보고회를 열었다. 언양읍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은 국토부 100억원, 울산시 50억원, 울주군 50억원씩을 부담해 시행하는 적지 않은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특히 이 계획 중에는 36억6200만원을 들이는 ‘열린박물관’ 건립 구상이 들어 있어 눈길을 끈다. 울산 서부지역 중심에 별도의 지역 박물관을 건립하자는 제안은 그 동안에도 제시돼 왔던 것들이다. 언양읍민뿐만 아니라 삼남면, 상북면 등 서부지역 주민들의 숙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 울주군의 열린박물관은 디지털 중심의 새로운 시도다. 잘만하면 대곡박물관과 더불어 새로운 박물관의 역사를 열 수도 있다. 개관 10년을 맞은 대곡박물관의 경우 대곡댐 수몰지의 역사유물을 수습해 전시하던 차원에서 나아가 이미 울산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박물관이 됐다. 다만 대곡댐 아래쪽에 위치한 단점 때문에 눈길을 받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곡박물관은 수많은 특별전을 기획해 전국적으로도 이목을 끌고 있다. 대곡박물관은 태화강 상류의 대곡천을 비롯해 언양 일대의 역사와 종교를 대부분 섭렵해 왔다. 울산대곡박물관 측은 스스로 서부 울산의 거점 박물관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고 천명하고 있다.

언양 일대에 일정 규모의 박물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이론이 없다. 앞으로 KTX역세권 일대가 갈수록 확장되고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 지역 박물관에 대한 수요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특히 대곡천 일대와 반구대암각화, 영남알프스 산군, 언양읍성, 석남사, 신화리 일대의 유물 등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관광자원들이다.

울주군이 지난 10일 발표한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은 ‘도시재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실은 서부지역 박물관 건립에 더 큰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군민들은 언양읍에 새로운 박물관이 건립되면 언양 일대의 도시재생에도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곡박물관은 대곡박물관대로 운영되고, 읍내에는 도시재생 차원의 별도 박물관이 또 하나 건립된다면 울산서부권 역사의 새로운 상생의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대곡박물관과 열린박물관간의 역할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디지털의 발전속도가 너무나 빠르다는 것이다. 매년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지 않으면 제대로된 박물관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지속적 예산확보에 대한 계획 없이 시작했다가는 자칫 ‘무늬만 박물관’이 될 수 있다.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을 다시 한번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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